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주요 정유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모스크바 일대 공항이 수 시간 동안 전면 폐쇄되고 주요 간선도로가 통제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전쟁의 여파를 러시아 본토로 확산시키려는 우크라이나의 군사 작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모스크바 남동부 외곽에 위치한 정유공장에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여러 대가 추락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검은 연기가 모스크바 상공을 뒤덮었으며, 정유공장 인근 주민들은 수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최소 17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모스크바를 향해 날아온 드론 194대를 포함해 러시아 전역에서 총 992대의 우크라이나군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단일 작전으로는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 외에도 장거리 순항미사일 4발을 함께 요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으로 모스크바 내 4개 공항의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가 오전 늦게서야 점차 재개됐다. 또한 대형 쇼핑몰과 전통시장이 문을 닫고, 모스크바 외곽 쥬코프스키 지역의 고층 아파트가 드론에 충돌해 외벽이 크게 파손되는 등 민간 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음성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불타면 모스크바도 불탈 것”이라며 이번 공습이 이번 주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된 키이우의 페체르스크 라브라 수도원 복합 단지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명확히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최근 드론 생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러시아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대규모 '드론 떼' 전술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피격된 정유공장은 모스크바 전체 가솔린 수요의 약 40%를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 정유 및 유류 처리 시설을 집중 타격하면서 이미 러시아 수십 개 지역의 주유소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배급제가 실시되는 등 가솔린 대란 조짐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공습이 러시아 내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의 본토 보복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최전선의 교착 상태를 넘어 후방 지역 간의 전면적인 공중 보복전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