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보상'에 늑장 지급설까지…석유가격 손실보상 고시에 정유업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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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석유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정부가 석유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사 손실을 지원하는 고시를 18일 발표하고 정산 절차에 돌입했다. 정유사가 실제 지출한 원가에 정부가 적정 마진을 더해 지급하는 방식인데, 정유업계는 수출 통제로 인한 보상이 없고 지급 시기마저 연말로 지연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저가 보상 수용에 따른 경영진 배임 소송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진통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근거해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규정'(안)을 10일 간 행정예고했다. 정부는 이 고시를 통해 손실보전 원칙과 기준, 산정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했다.

고시에 따르면 지원 금액은 석유정제업자가 최고액 지정 대상 석유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기 위해 투입한 원가에 '적정 수준의 마진'을 더해 산정된다. 원가는 △원유 및 석유제품 구입가격 △운송비와 보험료 등 원유도입비용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연료비, 국내 유통비 등 생산·판매비용을 합산해 계산한다. 정산은 분기 단위로 진행되며, 최초 정산 대상 기간은 최고가격 지정일로부터 3개월째 되는 달의 말일까지다. 신청은 정산 기간 종료 후 60일 이내에 해야 하며, 최대 30일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지원 금액과 적정 마진은 회계, 법률, 석유시장 전문가 등 20인 이내로 구성되는 '최고액 정산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다만 산업통상부 장관은 위원회 심의 결과를 감안하되, 국가예산과 공익상 필요 등을 고려해 최종 금액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위원 명단과 회의록도 비공개하기로 했다.

고시가 발표되자 정유업계는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업계가 요구해 온 싱가포르 국제석유제품가격(MOPS) 기준이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가 차액을 넘어선 '재고 손실'과 '수출 기회비용 상실'이 더 뼈아프다고 호소한다.

정산금 늑장 지급 우려와 경영진 배임 소송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고시에 지급 계획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정부가 국정감사 등을 피해 1~2분기에 발생한 조 단위 손실 보전금을 4분기인 11월에나 지급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유사들의 자료제출, 위원회 승인 등 물리적 시간을 고려해도 3분기에는 정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자본이 투입된 일부 정유사들은 행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기류다. 정부의 원가 보전안을 수용하면,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배임'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만료 예정이던 제6차 최고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진전 상황과 국제 유가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당분간 연장됐다. 이에 따라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의 6차 최고가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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