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1위 기업 한국오라클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고환율 기조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의 여파가 국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SW)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국내 공공·기업 상당수가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재무 부담 등 여파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은 최근 파트너사와 주요 고객사에 제품 가격 인상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단가 조정에 착수했다. 국내에 공급되는 오라클 주요 제품의 인상률은 10% 안팎으로 책정됐다.
한국오라클은 가격 인상 배경으로 고환율 기조에 따른 원가 상승 소요를 꼽았다. 최근 지속된 달러화 강세 기조에 맞춰 원화 청구 금액의 단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오라클은 파트너사에도 환율 변동성 반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엔터프라이즈 SW 시장에서 오라클이 차지하는 독점적인 지위를 고려할 때, 공공·기업이 체감할 실질적인 비용 압박은 전방위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상은 핵심인 DBMS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를 비롯해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 연간 유지보수 비용에 이르기까지 오라클 제품 생태계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오라클 제품은 초기 도입 비용인 라이선스 단가 외에 매년 라이선스 가격의 22%에 달하는 유지보수 요율 대가를 포함한다. 이번 조치로 기본 라이선스 단가가 10% 상승하면, 이에 비례해 매년 지급해야 하는 고정 유지보수·엔지니어 기술 지원 비용 역시 동반 상승한다.
여기에 기업별 계약에 따라 매년 기본 적용되는 물가 인상률(약 8%) 등 부가적인 상승 요인까지 더해질 경우, 국내 기업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원화 기반 비용 부담은 기본 인상률 10%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한국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라클의 행보가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라클은 최근 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연산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른 자본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정적인 수입원인 라이선스·유지보수 요금을 올려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그간 지속해 온 환율 증가 폭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부분을 최근 시장 상황에 맞춰 현실화한 것”이라면서 “고객사 및 파트너사와의 계약 관행상 제품군별 구체적인 세부 인상 폭 등은 공식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