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스,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 나선다…10년간 71개 품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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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현지 농업인이 한국 농업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벼 품종의 모종을 들어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15개국에서 71개 벼 품종 개발을 지원했다.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의 벼 육종 기술이 아프리카 쌀 자급 기반 구축에 성과를 내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15개국에서 71개 벼 품종 개발을 지원하고 현지 육종 전문가를 양성했다. 올해부터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 개발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

농촌진흥청은 아프리카벼연구소(AfricaRice)와 추진한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1단계 사업(2016~2025년)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카파시)를 통해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카파시는 2010년 출범한 농업기술 협력체로 아프리카 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가 소득 증대를 목표로 한다.

아프리카에서 쌀은 옥수수 다음으로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 54개국 중 39개국이 벼를 생산하지만 생산성은 아시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 벼 생산성은 ha당 2.4톤으로 아시아(5.0톤)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쌀 수요가 매년 6% 이상 증가하면서 주요 소비국은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진청은 한국의 통일형 벼 품종과 육종 기술을 활용해 현지 맞춤형 품종 개발을 지원했다. 육종 기간을 줄이는 약배양(꽃가루배양) 기술과 다산·밀양·한아름 등 고품질 다수확 품종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개발한 품종은 대부분 ha당 6.6~6.8톤 수준의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가봉에서는 '셰이(CHEYI)', '음보마(MBOMA)', '무카파시(MOUKAFACI)-1' 등 3개 품종이 개발돼 지난해 가봉 최초 벼 품종으로 등록됐다. 해당 품종은 ha당 7~8톤 수준 생산성과 도열병 저항성을 갖췄다.

세네갈에서는 총 6개 품종이 개발·보급됐다. 이 가운데 한국 통일형 벼 '밀양23호'와 '태백'을 기반으로 한 '이스리(ISRIZ) 6·7'은 ha당 7.2~7.5톤 생산성을 기록했다. 기존 세네갈 대표 품종보다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많아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지 기술 자립 기반도 마련했다. 농진청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교육하는 4개월 집중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23개국 벼 육종가 44명을 양성했다.

개발 품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청이 추진하는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 사업과 연계해 확산하고 있다. 세네갈·감비아·기니·가나·카메룬·우간다·케냐 등 7개국에 다수확 벼 종자 생산단지와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농진청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우량종자 생산과 재배 기술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벼 종자 생산량은 2023년 2321톤에서 2024년 3562톤, 올해 6365톤까지 확대됐다. 2027년부터는 매년 우량종자 1만톤 생산을 목표로 한다.

올해부터는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2단계 사업에 들어간다. 기존 관개답 중심의 다수확 품종 개발에서 벗어나 가뭄·냉해·염해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재배 가능한 품종 개발에 집중한다.

최광호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은 “아프리카 벼개발 파트너십 성과는 아프리카의 쌀 자급과 식량안보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K-벼 재배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식량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우리 농업기술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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