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조합·신기술조합 투자 길 확대
해외 프로젝트·공급망 지원 여력 강화

한국수출입은행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 의결권 있는 주식 15%를 초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수은이 수출입 금융 중심의 정책금융기관에서 해외진출 기업과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직접·간접 투자 기능까지 갖춘 기관으로 역할을 넓히는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제처는 재정경제부가 제출한 한국수출입은행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심사를 마쳤다. 개정 시행령은 24일부터 시행된다. 지난해 말 개정된 한국수출입은행법 후속 조치로, 수은의 직접 출자 기준과 벤처·중소기업 투자 확대 방안이 담겼다.
시행령 개정 핵심은 수은의 벤처·중소기업 직접투자 제한을 완화한 점이다. 개정안은 벤처기업 또는 중소기업에 대한 출자로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 15% 초과 취득을 허용한다. 수출·해외진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수은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셈이다.
산업적 의미도 크다. 수은 직접투자 기능 확대는 해외 생산기지 구축, 공급망 재편, 해외 인프라·플랜트 수주 등 장기 자금이 필요한 산업 프로젝트 지원 여력을 키우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출과 보증 외에 정책금융기관의 지분투자를 활용할 수 있어 자금 조달 선택지가 넓어진다.
특히 해외 프로젝트 수주전에서는 금융 조달 능력이 기술 경쟁력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발주처가 단순 시공 역량뿐 아니라 지분 참여, 장기 금융, 운영 수익 구조까지 함께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은이 초기 단계부터 출자자로 참여하면 국내 기업은 해외 인프라·에너지·플랜트 사업에서 금융 패키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개정안은 수은이 대출이나 보증과 연계하지 않고 법인에 직접 출자할 수 있도록 하되, 출자 대상 사업의 예상수익률이 사업 위험도와 자금조달 비용 등을 고려한 자체 기준수익률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해외공사 지분투자에는 별도 요건이 적용된다. 해외건설촉진법상 해외공사에 투자할 경우 기준수익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당 해외공사 종료 후 5년 이내에 연간 예상 순현금흐름이 0보다 큰 연도가 있어야 한다. 장기 해외 프로젝트 투자에 회수 가능성 기준을 둔 것이다.
펀드 투자 길도 넓어진다. 개정안은 수은이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해 펀드를 통한 기업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수은의 펀드별 출자 한도도 없어진다. 투자 구조와 정책 목적에 따라 수은의 참여 폭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
수출입은행이 직접투자와 펀드 출자를 확대하면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정책금융의 역할은 커질 전망이다. 다만 투자 기능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수출금융 본연의 기능 사이 균형은 과제로 남는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투자 기능을 강화하고,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혁신 벤처·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