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 내년부터 AI DC 전력 4배 더 먹는다...“발열 잡고 지역으로 분산해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인프라 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고성능 칩이 본격 도입되는 내년 이후에는 서버 랙 하나가 소모하는 전력량이 현재보다 최대 4~5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급증하는 전력 소모와 이에 따른 발열 문제를 해결하고, 고도화된 AI 비서(에이전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시장의 시선이 '물과 액체를 활용한 냉각 기술'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화 운영'으로 모이고 있다.

전자신문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공동 주최한 '2026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 행사에서 국내외 AI 인프라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단계별 인프라 혁신 전략을 소개했다.

엘리스그룹,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LG전자, 메가존, 한국하니웰 등 각 분야 발표자는 “기존의 냉각 방식과 수동 제어 환경, 수도권 집중 전략으로는 앞으로 몰려올 초고밀도 AI 작업량을 효율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인프라가 갖춰진 후 실제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단계에서는 수많은 AI 비서가 활동하는 '멀티에이전트'를 안정적으로 다루는 기술이 결합한다. 권동수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전문위원은 “2026년은 수많은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고 협업하는 시대”라며 “이들이 쏟아내는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의사결정을 지연 없이 처리할 데이터 플랫폼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여러 GPU를 하나로 묶어주는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과 데이터가 한곳에 고여 썩는 현상을 막는 고성능 통합 스토리지를 결합한 아키텍처를 제안했다. 아울러 기업이 인력 부족 문제로 고민하지 않도록 AI 에이전트의 구축부터 운영, 보안까지 간소화해 주는 전용 통합 플랫폼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국내 AI 생태계 자립을 위한 한국형 모델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추론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하드웨어부터 전문 인재 양성, 자체 AI 모델과 서비스까지 전 주기를 하나의 바구니에 담아 제공하는 'AI 풀스택' 비전을 조망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일체형 서비스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유연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가상화를 통해 개발자가 쉽게 하나의 가상화된 툴에서 쓸 수 있는 환경과 기존 데이터센터랑 연결했을 때 보안 문제가 없는 풀스택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AI 인프라를 유연하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르게 환경 변화가 요구되는 곳은 발열을 제어하는 '열관리' 분야다. 한상우 LG전자 책임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설문 결과를 인용해 “서버 랙의 전력 밀도가 29㎾를 넘어서면 기존의 공기 냉각 방식은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며 액체 냉각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짚었다.

엔비디아의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현재 도입 중인 블랙웰(GB200)의 랙당 전력 소모는 130㎾ 수준이지만, 내년에 나올 차세대 칩 루빈 단계에서는 180㎾, 이후 루빈 울트라에서는 60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전력 소모가 늘어나는 만큼 발열량도 가동률에 비례해 급증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서버 뒷문에 부착해 열을 흡수하는 방식부터, 냉판을 칩에 직접 접촉하는 방식, 그리고 서버 전체를 특수 기름(비전도성 액체)에 담가 식히는 '액침 냉각'까지 다양한 액체 냉각 솔루션을 제안했다.

한 책임은 “앞으로 전력 소모와 물 사용량을 동시에 줄이는 친환경 열원 시스템이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확보와 공간 포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도권 중심의 데이터센터를 분산시키는 전략도 함께 주목받았다. 이승희 메가존 단장은 지자체 연계 인센티브 제도와 지역의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지역 기반 데이터센터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 단장은 지역 산업과 데이터센터가 지속 가능하게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데이터 플랫폼 인프라가 고도화될수록 각 설비가 단절 없이 융합되고 사람의 수동 제어에 따른 오류(휴먼 에러)를 최소화하는 관리 환경이 중요해진다. 차윤경 한국하니웰 이사와 김영진 부장은 “현재 데이터센터는 설비별로 분리돼 제어하던 단계를 넘어, 인프라 전체가 통합적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지능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수집된 데이터와 AI의 지속적인 학습을 바탕으로 시스템이 스스로 적응하고 문제를 치유하는 '자율화 운영' 환경의 구축이다.

하니웰은 데이터센터 안전 관리의 핵심 과제인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한 인프라 안심 전략을 강조했다. 배터리에서 나오는 미세 가스를 감지하는 시스템과 공기를 흡입해 화재 징후를 초기에 잡아내는 특수 흡입형 감지기를 연계해 화재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가동 중단 없는 무중단 운영을 보장한다는 전략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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