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칩을 하나로…ST, 턴키 공급으로 휴머노이드 '원가 장벽'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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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 라가스카 ST 글로벌 스마트 산업 부문 로보틱스 세그먼트 전략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 디렉터

글로벌 종합반도체(IDM)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가 반도체 단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턴키(Turn-key)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란 라가스카 ST 글로벌 스마트 산업 부문 디렉터는 지난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라운드 테이블에서 “로보틱스 시장의 패러다임을 제품 중심(Product Approach)에서 완결된 시스템 엔지니어링 및 솔루션 중심(Solution Approach)으로 전면 전환한다”고 밝혔다. 로봇 개발사들이 겪는 설계 과제를 해결하고 상용화 기간(Time-to-Market)을 극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턴키 방식을 핵심 카드로 꺼내 든 것이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대당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에 달하는 막대한 제조 원가다. 로봇 몸값을 낮추기 위해 ST가 제시한 해법은 '하드웨어적 통합(Integration)'과 '턴키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로봇 보드 위에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아날로그, 전력 반도체 등 6개의 서로 다른 개별 소자를 따로 올려야 했으나, ST는 이를 하나의 시스템 칩(SoC) 형태로 통합 집적한 턴키 솔루션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로봇 개발 스타트업들은 복잡한 회로 설계 공수를 줄여 개발 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 부품 단가(BOM Cost)와 제조 공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시스템 중심 접근을 통해 ST는 휴머노이드 로봇 내부에서 모듈당 평균 600달러 상당의 BOM(Bill of Materials) 확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메인 브레인(AP·GPU) 영역을 제외하면, 손가락 관절이나 구동축 등 정밀 제어가 필요한 핵심 모듈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90% 이상을 ST의 자체 포트폴리오(MCU, 드라이버, 센서 등 500개 이상 품목)로 완벽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T는 현재 태동기인 휴머노이드 시장이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조만간 양산의 임계점을 뚫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가동 대수는 2024년 2400대 수준에서 지난해 2만대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벌써 연간 5만대 선을 돌파하고 있다.

라가스카 디렉터는 “향후 2~3년 동안은 시장이 기술을 고도화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겠지만, 대량 채택이 가속화되는 2029년 이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것”이라며 “생태계가 안정화되는 약 5년 뒤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당 가격이 2만~3만 달러(약 2600만~4000만 원) 선까지 극적으로 하락하며 대중화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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