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머노이드 로봇과 드론 등 신산업용 배터리 셀을 표준화해 적재적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이들은 배터리 시장에서 다품종 소량 수요가 있는 산업으로 향후 급속한 성장에 대비하는 게 목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AI·로봇산업협회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휴머노이드·드론 등 신산업에 활용될 국산 배터리 셀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준비 중인 '표준형 배터리 플랫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배터리 제조사와 수요기업 간 소규모·다품종 배터리 셀 공급·수요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게 목표다.
수요조사를 통해 휴머노이드와 드론 기업 등이 원하는 셀의 형태, 양극재, 제조사, 수량과 구매 시기 등 조건이 구체화되면 이를 바탕으로 공통 수요가 큰 사양을 묶은 '표준형 셀'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현재 휴머노이드와 드론 등에 쓰이는 배터리는 정형화된 표준이 없다. 원통형·각형·파우치형으로 형태와 소재를 맞춰 공급되는 전기차 배터리와 대비된다. 초기 단계인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공통 요구 조건을 파악, 표준형 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표준형 셀이 만들어지면 휴머노이드 로봇과 드론 등 신산업 기업에 필요한 국산 셀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 셀 업체도 개별 기업의 소량 주문에 일일이 대응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정부도 지난해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K-배터리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이러한 표준형 배터리 플랫폼 구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수요조사 결과는 향후 연구개발(R&D) 등 후속 과제를 설계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휴머노이드의 경우 국내 개발 수준은 대부분 극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배터리 수요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별 기업이 여러 배터리 셀을 놓고 자사 로봇에 맞는 성능과 가격, 공급 안정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얼마만큼의 배터리가 필요한지 스스로도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
향후 표준형 셀을 만들더라도 중국산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산 배터리 셀 적용과 실증, 표준 셀 개발을 뒷받침할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산 휴머노이드와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신산업 분야에서 국산 배터리 생태계를 만드는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