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과세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과세 인프라가 상당 부분 마련됐다는 입장이지만 과세 방식을 두고 업계와 정치권의 반론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내년 1월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7월 말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도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 유예하는 내용은 담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구체적인 과세 기준을 국세청 고시로 마련해 공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거래로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소득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20% 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22%다. 예컨대 1년 동안 가상자산 거래로 500만원의 차익을 냈다면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250만원에 대해 55만원의 세금을 내는 구조다.
정부는 과세를 위한 실무 준비도 상당 부분 마쳤다는 입장이다. 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 거래자료 제출 방식, 손익 산정 기준, 과세자료 연계 방안 등을 놓고 실무 조율을 진행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가동되면 해외 거래소를 통한 과세 회피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세 기준이 실제 투자 행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거래소 한 곳에서 원화로 가상자산을 매수하고 같은 거래소에서 매도한 경우에는 손익 산정이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해외 거래소, 개인지갑, 탈중앙화거래소(DEX), 디파이 서비스로 자산을 옮긴 경우에는 전체 거래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국내 거래소에는 출금 기록만 남지만, 이후 해외 거래소에서 어떤 가격에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했는지, 개인지갑에서 스테이킹이나 디파이 예치를 통해 어떤 수익이 발생했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개인지갑 간 이동이 단순 보관 목적의 이전인지, 실질적인 양도인지에 따라 과세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식도 쟁점이다.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과 달리 가상자산 소득에는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 해에 큰 손실을 본 뒤 다음 해에 이익을 내더라도 과거 손실을 차감할 수 없는 구조다.
금융투자소득세와 형평성 논란도 있다. 금투세는 폐지됐는데, 가상자산에는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와 형평성을 이유로 가상자산 과세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해외 정보 교환 체계도 한계가 있다. CARF로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거래 정보가 공유될 예정이지만 미국은 2029년부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에서 미국계 사업자와 달러 기반 거래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기 과세 과정에서 정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 과세는 비교적 이뤄질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에서 이뤄진 거래부터 스테이킹·에어드롭 등 다양한 수익이 존재한다”며 “과세 기준이 구체화돼야 투자자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