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중국의 반도체 수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3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4월 중국의 반도체(HS 코드 8542) 수출액은 310.8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0.1% 증가했다.
1월부터 4월까지 누적수출액은 1035억달러를 돌파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7% 늘어났다. 8542 코드에는 CPU를 포함한 로직 반도체(연산 칩)부터 D램 등 메모리, 아날로그 반도체, 통신용 칩 등이 폭넓게 포함된다.
수출액 증가는 메모리 부문 범용 D램과 낸드 평균단가(ASP) 상승이 견인했다. 중국의 메모리 수출 물량 증가율은 3~13% 수준에 머물렀으나 수출가치 증가율은 80~100%에 달했다. 가격 상승이 물량 증가보다 수출액 증가에 5~10배 더 큰 기여를 한 셈이다.
주요 수출 경로를 보면 반도체 수출 허브 역할을 하는 홍콩(40~45%)이 압도적이며, 한국(12~15%), 베트남(7~10%), 대만(10~13%) 순이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재수입되거나 베트남 등 제3국으로 나가 완제품으로 조립되는 가공무역 물량도 포함돼 있다.
다만 최근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로컬 기업들의 직접 수출 비중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특히 델(Dell)이나 HP 등 글로벌 PC·서버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중국산 메모리 채택을 늘리면서 직접 수출 물량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 변화가 중국에 반사이익을 안겨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익성 높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라인을 집중시키면서 범용 제품의 공백은 중국이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점유율에서는 CXMT(D램)와 YMTC(낸드) 점유율이 10% 안팎에 머물고 있으나, 수출액 증가로 초과이익이 급증함에 따라 연구개발(R&D) 재투자 여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이미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고 있어 범용 메모리 가격을 향한 하방 압력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액 증가폭은 중국이 범용 제품 점유율을 무기화할 체력을 비축했다는 의미”라며 “경쟁사들의 범용 제품 수익성을 낮추고 선단 공정에 재투자할 여력을 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