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내달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에 수십조원의 피해를 넘어 신뢰와 공급망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의 파급 효과'를 주제로 발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안민정책포럼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간 정책연구 포럼이다.
송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액이 1분당 수십억원, 하루에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업 장기화시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직접 손실보다 고객 불안과 거래선 이탈·공급망 재편 압력이 보다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송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가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MD 등 주요 고객사가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주요 잣대로 평가하고 있어 생산 차질은 시장 선도적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 교수는 생산 중단과 매출 감소 등 '보이는 비용'보다 신뢰 약화와 산업 생태계 충격과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장기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신뢰 자산 소멸 △전환 비용에 따른 영구적 시장 상실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기의 기회비용 상실 △핵심 인재 이탈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등을 보이지 않는 비용의 핵심으로 꼽았다.
송 교수는 “반도체 기술은 1~2년만 뒤처져도 경쟁력을 잃는다”며 “엔비디아·TSMC·인텔이 사활을 건 AI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내부 갈등 수습에 역량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막대한 기회비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업이 1764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도 우려 요인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생산 라인 1개당 협력사 포함 약 3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장 가동 중단시 대규모 고용 기반과 지역 상권에 피해가 예상된다.
송 교수는 성과급 산정 기준 불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성과보상 기준 공개 △투하자본이익률(ROIC)·총주주주수익률(TSR)·경제적 부가가치(EVA) 등 객관적 경영지표에 기반한 보상체계 정비 △이익 구간별 차등배분 △캡(상한)·플로어(하한)·클로백(환수) 메커니즘 도입 △외부 검증 및 중재 장치 도입 △파업 이전 조정 절차(쿨링오프) 제도화 등 6대 과제를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 제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