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선용품에서 제조·소재까지…매일마린 “가포신항 공장서 새 성장축 가동”

유통·제조·에너지·방산' 잇는 글로벌 해양 테크 그룹 비전 선포

경남 창원 가포신항만 바로 앞에 자리한 매일마린 창원공장. 마창대교를 지나 도착한 약 2만평 규모의 부지에서는 대형 해양플랜트와 선박 구조물 제작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선박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던 '선용품 기업'의 이미지를 넘어, 제조와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매일마린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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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포신항만 앞에 위치한 매일마린 공장 전경 모습.

매일마린은 최근 열린 '이노비즈 PR데이'를 통해 창원공장과 부산 영도 본사를 공개하고, 선용품 유통 중심에서 제조·소재 기업으로 확장해 온 성장 전략을 소개했다. 김명진 매일마린 회장은 2024년부터 이노비즈협회장을 맡고 있다.

1995년 설립된 매일마린은 선박이 항만에 입항할 때 유류와 식품 등 필수 물품을 공급하는 선용품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현대글로비스, HMM, 에버그린 등 100여개 선사와 거래하며 업계 상위권으로 자리 잡았고, 현재 1만여종의 물품을 취급하며 전국 항만에 24시간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유통에 머무르지 않고 사업 구조 전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환의 계기는 인수합병(M&A)이었다. 매일마린은 2018년 세화기계를 인수해 선박 엔진 핵심 부품인 터보차저 가공 기술을 확보했고, 2021년에는 법정관리 상태였던 SAS를 인수해 창원공장을 제조 거점으로 편입했다. 이 공장은 조선 기자재와 해양·육상 플랜트, 대형 구조물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춘 핵심 생산기지다.

김명진 회장은 “선용품 현장에서 축적한 고객 수요를 제조와 기술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유통에서 제조, 나아가 소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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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매일마린 회장이 창원공장 현장에서 신사업 전략을 기자단에게 설명하고 있다.

실제 공장 내부에서는 현대중공업 특수선 블록과 선박용 래싱브릿지, 열교환기 설비 등이 동시에 생산되고 있었다. 해상풍력 구조물 제작 등 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 에너지 기업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매일마린의 또 다른 축은 관계사 '매일세라켐'을 중심으로 한 첨단 소재 사업이다. 매일세라켐은 방사능 X선 차폐 도료 특허를 확보했으며, 감마선 차폐 도료 특허 출원도 추진 중이다. 향후 창원공장을 기반으로 공동 R&D센터를 구축해 생산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소재는 불연·보온·흡음 기능을 갖춘 친환경 신소재로, 건축 내외장재와 공장용 샌드위치 패널 등에 적용 가능하다. 최근 화재 안전 기준 강화 흐름 속에서 기존 난연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방탄 기능까지 결합해 선박 외판이나 이동식 공급 차량 등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 회장은 “첨단 소재 기술은 조선해양뿐 아니라 방산, 원자력, 건설 등으로 확장 가능한 핵심 분야”라며 “소재 경쟁력이 확보되면 산업 전반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영도 본사 역시 최근 확장 준공을 마치며 '글로벌 해양 테크 그룹'으로의 도약을 공식화했다. 특히 지난해 삼양통상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해운사 윌헬름센(Wilhelmsen) 그룹의 화학물질 공급 파트너 지위를 확보, 동북아 물류 네트워크까지 구축했다.

김 회장은 “선용품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조선, 에너지, 방산, 첨단 소재를 아우르는 통합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세계 해양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 소재와 신사업이 본격화되면 장기적으로 수천억원 규모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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