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공정용 원료 공급망 세밀히 챙겨야

중동 긴장이 좀체 풀리지 않으면서 반도체 공정용 화학물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원유·가스 등 산업 기반 에너지품목에는 국가적 관심과 대응이 붙지만, 이들 반도체 공정 품목은 시야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도체 공정 필수 용품으로 가격과 공급망 측면에서 위협받는 있는 제품은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헬륨 가스 두 가지가 우선 꼽힌다.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원료로 생산되는 PO는 반도체공정에서 노광용 약품, 세정·식각용 제품 전 영역에 널리 쓰인다.

PO는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얻으니, 나프타 가격 인상은 곧바로 PO를 필요로하는 여러 제품의 가격 상승과 압박으로 이어진다. 나프타 가격이 중동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 1월 대비 현재 80% 안팎 급상승했기 때문에 이들 PO 관련 제품의 원가 압박은 전쟁 전 대비 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헬륨 가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냉각과 공정 안정화에 쓰이는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원료다. 헬륨가스는 전세계 공급량 3분의 1을 카타르가 맡고 있으며,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 또한 카타르 공급 비중이 2025년 기준 64.7%로 다른 수입국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기 6개월 내외 헬륨 재고를 비축하고 있으며, 당장의 반도체 생산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가만히 두고 볼일은 결코 아니다. 종전 합의가 미뤄지고, 만에 하나 다시 포화속으로 빨려들 경우, 지정학적으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카타르가 직접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아무리 예상 밖 호황이라고는 하지만, 이 제조 공정에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과 여러 공급망이 얽혀있다. 어디 한군데의 작은 공급망 단절에도 곧바로 반도체 완제품 생산에는 치명적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정부가 산업기반 에너지, 핵심광물, 원료 등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안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 원료 같은 제품은 작은 원가 압박에도 품질이나 공급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의 호황조차 끝없는 품질 관리와 제품 완성도로 지키지 못하면 곧 국익 훼손으로 나타난다.

PO나 헬륨가스 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는 긴요하게 쓰지만 주목이 덜한 품목까지 전략적으로 챙길 필요가 있다. 관련 업계도 수급 문제를 끙끙 앓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명확히 드러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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