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사 단가 인상 요청에 11번가 첫 수용
동종 업계 인상 고민…릴레이 인상 가능성도
11번가가 다음 달 포장재를 비롯한 물류 부자재 단가를 인상한다. 나프타 수급 불안에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의한 조치로, 다른 풀필먼트 업체들도 각종 부자재 단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풀필먼트 업계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입점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5월 1일부터 배송에 사용되는 각종 부자재의 단가를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원유 및 나프타 등 원자재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공급사로부터 지속적인 단가 인상 요청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특히 박스 이외에 테이프·에어시트 등 비닐류 부자재는 이달부터 4월부터 공급업체로부터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1번가는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협의를 이어왔지만, 협의 지연과 공급 불안정 장기화, 부자재 공급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인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상 폭은 품목별로 차등 적용된다. 택배 박스, 에어캡(뽁뽁이), 완충재 등 상온 부자재 단가는 평균 약 25% 인상된다. 냉장·냉동 출고용 아이스박스와 냉매제 등 저온 부자재는 약 15% 수준 인상이 예고됐다. 특히 저온 부자재는 계절별 수요 차이를 고려해 동절기, 춘추절기, 하절기로 나눠 단가를 차등 적용하는 등 세분화된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11번가 측은 “이번 부자재 단가 인상은 세계적인 공급 부족 사태에 기인해 부득이하게 진행하게 된 것”이라면서 “향후 수급 안정 등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경우 즉시 공급사와 재협의해 단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 시장에서 부자재 단가를 올린 첫 사례다. 비닐 포장재의 주원료인 에틸렌 계열 원료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생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비닐 원부자재 가격은 중동전쟁 발발 이전 대비 최대 50%가량 상승했다. 11번가를 시작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업계의 부자재 단가 인상 릴레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생산업체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객사 부담 최소화를 위해 아직은 비용 부담을 감내하고 있지만, 부자재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가파른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공급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규모 물류 물량을 처리하는 풀필먼트 구조에서는 포장재 수급 차질이 곧바로 작업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입점 판매자들의 마진율 하락과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부자재 협력사와 협의하는 동시에 대체 공급사를 찾고 있다”면서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포장재 사용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