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I가 환자 상태 먼저 포착…'씽크'가 바꾼 병동 풍경

경기도 화성 동탄시티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간호스테이션 옆 대형 모니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병실 환자별 심전도 파형과 산소포화도 수치 등 실시간 데이터가 표출되고 있었다. 간호사들은 대형 모니터로 수치 변화를 확인하며 이상 징후가 뜨면 즉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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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시티병원 구관 6층에 위치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박혜진 수간호사가 씽크 도입 전후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동탄시티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일상은 '라운딩'이 아닌 '모니터링'이다.

해당 병동에서 근무하는 박혜진 수간호사는 “예전에는 일정 시간마다 환자 침상으로 가서 산소포화도와 맥박 등을 직접 측정해야 했는데 씨어스 '씽크'를 도입한 이후 실시간 데이터를 볼 수 있게 됐다”며 “대신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수술 후 회복 환자나 고령 환자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야간이나 콜 벨을 스스로 누를 수 없는 환자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상 시 알람이 울리므로 간호와 돌봄 수준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개원 16주년을 맞은 동탄시티병원은 지난해 10월 전체 90병상에 씽크를 도입하며 'AI 스마트병원'으로 탈바꿈했다. 조만간 가동하는 신관의 90병상까지 합치면 총 180병상으로 씽크를 확대 적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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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선 동탄시티병원 간호본부장이 입원 환자에게 씨어스의 웨어러블 장비를 부착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배옥진)

입원 환자는 웨어러블 체온계·홀터심전계·펄스옥시미터 등 무선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한다. 병원 내 촘촘하게 설치된 블루투스 기반 게이트웨이를 거쳐 서버로 환자 생체신호 데이터가 끊임없이 전송된다. AI가 이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의료진에게 즉시 알린다.

동탄시티병원은 씽크를 도입하며 간호·간병 워크플로우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했다. 현장 간호사들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고지선 간호본부장은 “일반 병동에서도 중환자실 수준으로 세심하게 수치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장점”이라며 “과거에는 환자가 통증이나 이상을 호소한 뒤 판독을 거쳐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심전도(EKG) 데이터로 즉각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가 체감하는 변화도 상당했다.

김범석 관절센터 원장은 “고령 환자는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무통주사 영향으로 산소포화도나 맥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섬망 증상으로 인한 낙상 등의 위험이 있다”며 “이전에는 환자 반응에 의존하는 부분이 컸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먼저 이상 신호를 보여주므로 대응이 훨씬 빨라졌고 심리적 안정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씨어스 씽크는 지난해 1월 출시 후 불과 1년 2개월 만에 국내 176개 병원 1만6757병상에 도입됐다. 종합병원이 134곳으로 가장 많고, 상급종합병원도 15곳이다. 씨어스는 올해 3만병상 확대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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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이 15일 본원에서 씽크 운영 현장을 공개한 후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배옥진)

동탄시티병원은 AI 도입을 병원 생존 전략으로 삼았다. 씽크 외에 GE헬스케어와 협력해 지난해 AI 영상의학센터를 개소하는 등 AI 기반 검사·진단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오는 6월 종합병원 승격을 준비하고 있다.

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은 “지역 병원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환자가 서울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충분한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씽크는 급여 수가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수익면에서도 효과적”이라며 “AI 도입으로 병원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도 확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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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시티병원 전경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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