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와 공시 실태를 다시 점검한다. 올해는 의결권 행사 내역뿐 아니라 공모운용사의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 구축 여부까지 들여다보며 자본시장 내 수탁자 책임 이행 수준을 한층 촘촘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공시 현황 전반과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최근 주주권익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잇따르면서 자산운용사의 수탁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법 제87조에 따른 의결권 행사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금감원은 2025년 4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의결권 행사 내역을 한국거래소에 공시한 공·사모 자산운용사 약 500개사를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및 공시 현황을 점검한다. 점검 항목은 의결권 행사·불행사 사유 기재의 충실성, 내부지침 공시 여부, 공시서식 작성 기준 준수 여부 등이다.
금감원은 특히 형식적인 사유 기재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펀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음', '주주권리 침해 없음', '이사 선임에 결격 사유 없음' 등 추상적 문구만 적은 채 의결권을 일괄 불행사하는 경우를 미흡 사례로 제시했다. 반대로 안건에 반대 의견을 행사하면서 그 근거를 자체 내규에 따라 구체적으로 적시한 경우는 모범 사례로 봤다.
올해 점검에서는 공모운용사 77개사를 대상으로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도 별도로 확인한다. 금감원은 의결권 행사 기준과 구체적 행사 지침, 내부 의사결정 절차 등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는지, 수탁자책임 활동 관련 조직·인력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 의결권 행사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이해상충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살필 예정이다. 주식이 아닌 대체투자 중심 운용사 등 점검 실익이 낮은 곳과 일반투자자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모운용사는 일부 제외된다.
이번 점검은 금감원이 최근 몇 년간 추진해 온 의결권 행사 관행 개선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금감원은 2023년 10월 '자산운용사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한 데 이어 의결권 행사 내역 점검과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등을 통해 운용사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 관행 정착을 유도해왔다.
일부 개선 흐름도 확인됐다. 불성실 기재 비율은 2024년 점검 당시 96.7%에서 2025년 점검 때 26.4%로 낮아졌다. 의결권 행사 자체 지침 공시 비율은 55.8%에서 79.1%로 높아졌고, 2023년 10월 개정된 가이드라인 반영 비율도 18.6%에서 59.3%로 상승했다. 의안명·유형, 대상 법인과의 관계 등 주요 공시서식 기재 오류 비중 역시 전반적으로 줄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우수·미흡 운용사 등 주요 내용을 오는 6월 말 발표하고, 7월 중 운용사 간담회를 통해 모범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 관행을 정착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