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비대면 진료 제도화 앞두고 시행 기준 수립 착수…재진 기준·처방 일수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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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올 연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가 시행 기준 마련 절차에 착수했다. 대면 진료 원칙이 확립된 가운데 구체적인 진료 대상 환자와 처방 의약품·일수 등을 정하게 된다. 환자 안전과 편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할 과제가 남았다.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14일 의료법 개정안 시행령 수립을 위한 정례 간담회를 개최한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의료·환자 단체가 모여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시행령 위임 사항을 논의한다. 복지부에서는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이, 중기부에서는 창업정책과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6년 넘게 시범 사업으로 운영되던 비대면 진료는 지난해 12월 2일 법적 근거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법제화 길이 열렸다. 2010년 국회에 첫 법안이 제출된 지 15년 만이다. 개정안은 오는 12월 24일 시행된다.

의료법 개정안은 환자 안전 등을 고려해 “의료인은 환자를 대면하여 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대상은 '일정 기간 내에 동일 증상으로 대면해 진료받은' 재진 환자로 삼았다.

초진 환자같이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진료 지역과 처방 약 종류·처방일수 등이 제한된다. 재진 환자의 명확한 기준부터 초진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는 약, 진료 지역 등은 시행령으로 정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의료 단체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이 입장이 엇갈린다.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직역 단체는 재진 원칙의 의료법 개정안에 안도하면서도, 이번 제도화가 약 배송 허용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의한 과잉 진료 가능성 우려를 들어 공적 플랫폼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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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지난해 실시한 정책 수요조사 결과(자료=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환자 만족도가 확인된 만큼 개방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지난해 실시한 정책 수요 조사에서 비대면 진료 이용 환자의 97.1%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병원을 오가는 시간을 절약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그러나 비대면으로 의사 진찰을 받더라도 약 배송이 허용되지 않아, 약국을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재진 환자 적용과 처방일수 제한에도 유연한 적용을 요구한다. 특정 질환으로 병원을 꾸준히 찾았던 환자가 기한을 넘었다는 이유로 초진으로 분류되거나, 1회 진료당 최대 90일분의 처방량 기준이 줄어들면 환자 편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분기별 통계 보고 의무, 신고·인증 요건, 운영 기준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의무 요건 역시 과도하게 적용되면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기부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간담회에서 전달한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관계자는 “수년간의 시범 사업을 거치며 매년 수백만명의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등 국민의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잡았다”면서 “환자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산업 활성화와 국민 편익을 고려한 시행령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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