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내달 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관련 사실을 해외에 직접 알리며 사측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총 매출의 약 97%가 글로벌 고객사에서 발생하는 사업 구조를 겨냥해 공급망 리스크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이 생산 차질 가능성 등을 잇달아 문의하면서 노사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의약품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글로벌 유료 보도자료 플랫폼 등을 활용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결렬과 총파업 예고 사실을 해외에 직접 전파하고 있다.
노조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 파업 이슈를 직접 확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기존에는 국내 보도를 기반으로 해외 매체가 이를 인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노조는 계약직 근로자 150여명에게 지급 예정이던 총 1만달러 규모 명절 선물 미지급 문제도 함께 전파하고 있다. 공급망 리스크와 더불어 ESG 경영 이슈까지 동시에 부각한 것이다.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심각한 ESG 신뢰성 문제에 직면했다”며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1인당 약 10만원(66달러) 수준의 보상도 지급하지 않는 상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파업 소식이 외부에 알려진 이후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납기 지연과 생산 차질 가능성을 잇달아 문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법원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추가 협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장 계약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이번 파업이 실제 생산 중단이나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CDMO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기 계약 기반으로 이어온 신규 수주 흐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여지도 크다.
실제로 과거 모 글로벌 CMO 기업은 유럽 정부의 대형 의약품 공급 입찰사업에서 1순위로 선정됐으나 정식 계약 전 불참을 통보했다가 상당 기간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공장 생산능력 부족 문제가 원인이었으나 공급망 리스크가 외부로 퍼지면서 해당 기업은 사업 전반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급망 리스크 공세가 자칫 회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번 사안이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글로벌 의약품 공급 안정성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핵심 의약품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은 처방 기반이어서 단기에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 처방하기 어려운 문제가 크다”며 “기업이나 정부 모두 거래 조건에서 '가격'과 '공급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는 만큼 공급 차질은 신뢰도 회복에 상당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한국 바이오 산업 성장 흐름의 맥을 끊는 영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