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디지털 정책포럼] AI가 흔든 SW산업… “위기보다 전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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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주최한 2026 디지털 정책포럼이 'AI 파고를 기회로, SW산업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주제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경 경희대 교수,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임유진 숙명여대 교수, 양승욱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회장,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강병준 전자신문 대표, 이승현 포티투마루 부사장,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 강철하 미래융합정책연구소 소장, 권오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백종호 서울여대 교수.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기업들이 기존 소프트웨어(SW) 구독 대신 AI를 활용해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는 사례가 늘면서 이른바 '사스포칼립스'와 'SW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위기보다 국내 SW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디지털 정책포럼'에 참석한 국내 SW 기업·학계 전문가들은 AI 시대 SW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들어 미국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등 AI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가 부상하면서 SW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다. AI를 통한 코딩 자동화와 SW 작업 대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SW 개발 문턱이 낮아지고, 기존 구독형 SW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 개발자 수요는 줄어들고 산업 전반의 인력 구조도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포럼에서는 AI의 급격한 발전이 기존 SW를 모두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술을 내재화해 SW 기능을 더 강력하게 만들고 산업 총량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개발자 역시 반복적 코딩 업무 일부를 AI에 맡기고 더 고도화된 개발과 설계, 검증 역할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현 포티투마루 부사장은 AI 확산의 핵심을 '코딩 기술의 범용화'로 짚으며 기존 SW 산업의 문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맨먼스(Man-Month) 기반 과금 모델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테스트하는 시대에 단순 인력 투입량으로 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고객이 지불하는 대가는 몇 명이 몇 개월 일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했는가에 연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사장은 공공 정보기술(IT) 예산과 조달 체계 개편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AI 기술이 1~2주 단위로 바뀌는 현실에서 수년 단위 장기 계획과 단년도 자산 취득형 예산 구조는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직된 정보화전략계획(ISP) 의무화 폐지 △미국 TMF(Technology Modernization Fund)를 벤치마킹한 애자일 수시 펀딩 기금 조성 △공공 클라우드 예산의 단년도 총액 자산 취득(CAPEX) 중심 편성에서 다년간 경상비(OPEX) 중심 전환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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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주최한 2026 디지털 정책포럼이 'AI 파고를 기회로, SW산업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주제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는 반도체·조선·자동차·배터리 등 주력 제조업의 AX가 SW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제조 현장의 암묵지와 공정 데이터는 글로벌 빅테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 자산”이라며 “이를 디지털 자산으로 치환하는 과정 자체가 SW산업의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일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또 AI 프로젝트 보상체계의 한계도 짚었다. 발주처와 사용자의 눈에 보이는 기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데이터 정제와 모델 평가, AI옵스, 인프라, 신뢰성, 설명가능성, 확장성 같은 수면 아래 기술요소가 성패를 좌우하는데도 현행 대가 산정 체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피지컬 AI로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SW산업이 '지능형 시스템 통합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AI·SW 엔지니어의 헌신과 기술이 정당하게 평가·보상받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철하 미래융합정책연구소 소장은 SW 위기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과 정부 모두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대가체계 도입 검토 △초급 SW 인력을 포함한 AI 환경 맞춤형 SW 인재 양성 △변화된 환경에 맞는 SW 정책과 가이드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강 소장은 “수익창출 방식, 차별화 요소, 서비스 제공 모델 등 모든 측면에서 AI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AI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에이전트'로 구성된 협업 구조의 조직으로 재정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종호 서울여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천궁2가 글로벌에서 주목받은 것처럼 하드웨어랑 같이 가는 소프트웨어를 팔아야 한다”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쪽도 다시 한번 고민해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오민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산업에 AI를 어떻게 내재화할 것인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지적한 기존 대가 산정 체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과금 체계를 성과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 공공SW사업에 선도적으로 도입해볼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정책포럼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한국정보처리학회, 전자신문이 매년 디지털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로, 2003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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