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종말'까지 거론됐던 중동사태가 2주간 포성을 멈춘다. 7일 오후(미국 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면공격 시한 90분가량을 앞두고 SNS를 통해 2주간 휴전을 전격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정부 간 합의에 따라 미국은 군사공격을 즉각 중단했고,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을 조건 없이 개방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 2월 말 개전 이래 극단으로 치닫던 중동발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잠시 숨을 돌리게 됐다. 원유나 가스 생산·저장 인프라가 워낙에 많이 손상돼 원래대로 곧바로 돌아가긴 힘들지만 이미 수송에 나선 물량으로 전쟁 때보다는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소식에 8일 코스피는 급등했고, 원달러환율은 급락했다. 코스피는 정규장 시작하자마자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강한 상승세를 타고 5800선을 되찾았다. 전날 1500원대로 마감했던 원달러환율도 1470원대로 내려섰다. '일단 휴전하고 나면 다시 전쟁을 벌이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 만큼 어렵다'는 전쟁의 법칙이 작용했다.
당장 2000원을 넘어섰던 서울 시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진정되는 것이 서민경제에 중요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모든 물가를 들썩이게 할 만큼 절대 상수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한숨 돌렸지만, 산업 전분야와 소비 부문까지 더 탄탄한 대비가 필요하다.
마침, 지난 7일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자흐스탄 3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한결 누그러진 분위기에서 원유·나프타 등 추가 확보 행보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출국 전 강 특사는 이달 우리나라 원유 확보율이 전년 동월에 비해 59%선, 내달 69%선에 이를 것으로 추계한 바 있다. 이를 일본이나 주변국과 굳이 비교할 필요 없이, 우리 산업과 소비부문 필요량에 맞춰 최대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대체선을 찾더라도 포성이 오갈 때보다 멈췄을 때 가격 협상력은 우리 쪽이 높다.
지난 한 달여 전쟁 기간 우리는 보았다. 상식도 이성도, 심지어 전쟁의 법칙도 소용없다는 것을 말이다. 2주간 휴전은 그야말로 임시적이고 한시적일 뿐이다. 항구적 평화선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전쟁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 또한 다분하다.
에너지 수급에서부터 국민 소비 절약까지 전 부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었을 뿐이라 여기는 것이 좋다. 이 시간을 잘 쓰면,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우리 경제와 산업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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