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인종 편향 없앤 '안면 익명화 AI' 개발

의료 영상에서 진단에 필수적인 피부 병변은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환자 신원만 가상의 얼굴로 익명화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인종편향 문제를 해결해 차별없이 안전하게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영상의학과 이동헌 교수팀(충남대 송승한 교수, 충남대 한연규 박사과정)이 인종에 따른 성능 격차를 없애고 동등한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는 안면 익명화 AI 프레임워크 '페어애논(FairAnon)'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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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질환 임상 사진 적용 사례. 환자의 신원은 보호하면서도 진단에 필수적인 피부 병변(여드름, 건선 등)은 훼손 없이 보존했다.

환자 신원 보호를 위해 가상 얼굴로 변환하는 기존 생성형 AI 기술은 이미지 품질이 낮고 서양인 얼굴 데이터셋 위주로 학습돼 아시아인 등 타 인종 얼굴을 변환할 때 화질과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모두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종 개념을 명확히 분리하는 기술과 사람의 시각 선호도에 맞춰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또 충남대병원에서 수집한 1만7697장의 안면 데이터로 AI의 얼굴 영역을 분할 학습시켜 환자 임상 특징은 보존하면서 신원만 가리는 정밀 제어 기술을 구현했다.

그 결과 인종별 생성 이미지 간 품질 격차를 나타내는 편향 지표(LPIPS-Std)를 기존 0.087에서 0.012로 대폭 낮췄다. 기존에 유독 낮았던 아시아계 얼굴의 생성 다양성 점수는 0.31에서 0.48로 향상됐다. 모든 인종에서 일관된 품질을 기록해 고질적인 인종 간 격차를 해소했다.

성능 평가 결과 안면 인식 AI가 원본을 식별하지 못하는 익명화 성능(EER)은 최대 기준치(50%)에 근접한 47.8%를 기록했다. 실제 사진에 가까울수록 낮은 값을 갖는 이미지 품질 지표(FID)는 91.34를 달성해 비교된 최신 모델 중 최고 성능을 입증했다. 10만여장의 외부 데이터 교차 검증에서도 일관된 보호 성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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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종에 대한 '페어애논'의 공정한 얼굴 생성 결과. 아시아인, 백인, 흑인 등 모든 인종에서 편향 없이 고화질의 자연스러운 가상 얼굴을 생성함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의 임상 사진 6000장에 기술을 실제 적용했다. 대표 표본 180장을 피부과 전문의 3명이 평가한 결과 환자 신원은 효과적으로 보호하면서도 진단에 필수적인 병변을 98.9% 정확도로 보존해 냈다. 전문의 간 의견 일치도(Fleiss' kappa) 역시 0.87로 매우 높아 객관적인 임상 유용성을 확인했다.

이동헌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종 간 공정성을 개선하면서 실제 의료 영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개인정보보호 제약이 큰 헬스케어와 의료 영상 분석 시스템에서 안전하고 공정한 데이터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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