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전틱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AI 에이전트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모델을 직접 위협하기보다 오히려 소프트웨어의 활용도와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사스포칼립스의 파급효과와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에이전틱 AI 확산이 SaaS 산업의 전제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플러그인 출시를 계기로 지난 2월 소프트웨어 주식이 급락하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 현상이 나타났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SaaS 사업모델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다.
다만 SPRi는 이를 단순한 SaaS 기업의 종말로 보기보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SPRi는 보고서를 통해 “AI 에이전트 확산은 가격 책정 모델 변화를 넘어, 문제 해결을 돕는 도구 중심의 SaaS에서 소프트웨어가 직접 서비스를 수행하고 결과를 내는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S·Service as Software)로의 전환을 촉발하고 있다”며 “SaaS에서 SaS로의 변화는 소프트웨어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마케팅, 고객 관리, 금융 데이터 분석 등 전문 서비스를 직접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기존 SaaS 모델의 핵심은 기능 제공이다. 기업들은 인사, 급여, 고객관계관리(CRM), 재무 등 업무별 소프트웨어를 구독하고, 직원들은 각기 다른 인터페이스를 오가며 필요한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왔다. 반면 SaS는 AI 에이전트가 백그라운드에서 인사·재무·CRM 시스템 전반의 워크플로를 조율해 결과를 도출하는 구조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기능을 제공하느냐보다 기업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질적 결과를 대신 만들어주느냐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SaaS 기업들은 기존 제품에 AI 에이전트를 추가하거나 에이전트 기반 신규 제품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서비스나우의 '나우 어시스트 AI 에이전트', 워크데이의 '일루미네이트 에이전트'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고객의 AI 에이전트 구축을 지원하며 SaS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PRi는 “주요 기업들은 기존 제품에 에이전트를 통합하거나 성과 기반 가격 모델로 전환하는 등 SaaS AI 사업모델 재편에 착수하고 있다”며 “젠슨 황, 마크 베니오프 등 주요 인사들도 AI 에이전트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활용 방식을 고도화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기술 주권 확보, 산업별 규제 프레임워크 정비, AI 협업 중심의 인력 역량 재설계가 각국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