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AI 산업 전반을 주무르는 '큰 손' 투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가 10일(현지시간)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만 AI 인프라 전 영역에 걸쳐 총 400억 달러(58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 회계연도 전체 투자액인 175억 달러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공격적인 행보다.
이번 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곳은 300억달러가 투입된 오픈AI로 나타났으며, 앤트로픽과 일론 머스크의 xAI 등 유력 AI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아이렌을 비롯해 코닝, 마벨, 루멘텀 등 반도체 후방 산업의 핵심 광학 및 부품 제조사들까지 투자 범위를 넓혔다. 특히 엔비디아 칩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코어위브나 네비우스 같은 신흥 클라우드 기업들에도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며 강력한 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투자속에서도 엔비디아의 재무 건전성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엔비디아가 보유한 비상장 주식의 가치는 222억 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6배 이상 폭등했다. 상장 주식 역시 지난해 인텔 등에 투자한 성과에 힘입어 89억 2000만 달러의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젠슨 황 CEO는 이에 대해 “특정 승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AI 생태계 전체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하드웨어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이어지는 'AI 밸류체인' 전체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광폭 행보를 향한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자금이 다시 자사 칩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과거 닷컴 버블 당시 시장을 왜곡했던 '순환 거래'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웨드부시 증권 등 주요 분석가들은 일부 신흥 클라우드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인위적인 수요 창출이 아닌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