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한 지능형 홈 확산 전략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계속되는 업계의 요청에도 국내 홈네트워크 관련 기술 기준은 3년째 단 한 줄도 바뀌지 않았다. 지능형 홈 구축과 확산, 신시장 개척, 신규 일자리 창출 등 당초 기대했던 효과도 미흡한 실정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부·국토교통부 3개 부처는 지난해 말 민간협의체 지능형 홈 얼라이언스의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설치 및 기술기준 고시개정' 공식 제안에 3개월이 지나도록 회신을 내놓지 않고 있다.
3개 부처는 기술기준 고시 개정과 관련해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의 제안에 회신은 물론이고 관련 회의도 열지 않았다. 정책제도 분과 차원의 공식 제안에도 불구하고 3개 부처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지능형 홈 얼라이언스는 이번 제안 전에도 지난 3년 간 관계 부처에 지속적으로 협의를 요청했으나 진척을 보지 못했다.
고시 개정을 요청한 지능형 홈 얼라이언스는 2023년 정부가 발표한 '지능형 홈 선도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2024년 발족한 민간 협의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 업체를 비롯 HDC현대산업개발, 토지주택공사(LH) 등 건설사와 홈네트워크 사업자 등 스마트홈 생태계 참여자가 참여하고 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는 스마트홈의 핵심 설비다. 정부는 애초 가전, 조명, 시건장치, 환풍기, 냉난방장치 등 가정 내 다양한 기기의 연결을 프로젝트 1단계 과제로 추진했다. 하지만 현행 기술기준에는 기기 간 연결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나 월패드와 연동된 모바일 앱 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3개 부처가 고시를 공동으로 주관하지만 어떤 부처도 손을 대려 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결정할 주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부처 간 책임 회피 속에 명확한 기술기준이 없는 것은 물론 시험인증 체계도 마련되지 않아 신기술·신기능 반영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은 지 오래다. 관련 업계는 2021년 말 기술기준 개정 이후 단 한 번의 추가 개정도 없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고시를 관리하면서 오히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됐다”며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혹은 국무총리실 차원에서 책임지고 문제를 풀어나가지 않고서는 현장의 혼란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처 관계자는 “현재 상위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만큼 고시를 사전에 개정할 경우 이중 작업이 될 수 있어 논의 과정을 살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나 상임위 차원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