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영풍·MBK, 이사회 영향력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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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 고려아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이 이사회 과반을 지키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영풍·MBK파트너스가 이사회 내 입지를 확대하면서 향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은 '이사 선임'을 둘러싼 표 대결이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 약 42%,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은 약 40%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양측은 치열한 표 대결을 펼쳤다.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에 많은 인사를 진입시켜야 한다.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최 회장을 비롯한 이사 6명(최 회장 측 5명, 영풍·MBK 측 1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직무정지 4명을 제외한 현재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이다.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되는 유미개발은 '이사 5인 선임의 건'을 제안했다. 오는 9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상법상 분리 선출 감사위원 2명 요건을 충족해야하는 만큼 이사 1석을 비워둬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영풍·MBK는 이사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며 '이사 6인 선임의 건'으로 맞섰다.

표결 결과, 유미개발이 제안한 5인 선임안은 의결권수 대비 62.98%, 발행주식 총수 대비 57.41%의 찬성을 얻어 승인됐다.

고려아연은 이사 후보로 최 회장(사내이사), 황덕남 이사회 의장(사외이사)을 추천했고,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합작사 크루서블 JV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월터 필드 맥랠런을 제안했다. 영풍·MBK는 기타비상무이사에 박병욱·최연석, 사외이사에 최병일·이선숙 후보를 추천했다.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 표결 결과, 최 회장과 황 의장, 월터 필드 맥랠런이 이사로 선임됐고 영풍·MBK 측에서는 최연석·이선숙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재편됐다. 최 회장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영풍·MBK의 이사회 내 영향력도 커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주총을 통해 국민연금, 현대차그룹 등 최 회장의 우호 세력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경영권 방어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에 13명의 이사를 새롭게 선임해야 하는 내년 정기 주총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주총은 당초 오전 9시 시작 예정이었으나 중복 위임장 확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약 3시간 지연됐다.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오후 12시경 개회를 선언한 이후 약 30분 만에 중복 위임장 문제로 정회가 선포되기도 했다.

이번 주총에서 유미개발이 제안한 '분리 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에 이번 정기 주총에서 2명의 감사위원 선출은 불발됐다. 영풍·MBK가 제안한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등 안건도 부결됐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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