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인 시장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장기적인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와 직접 지원을 결합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23일 발표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에 상한을 설정함으로써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재 이 제도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2주 단위로 가격 상한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단순히 가격을 누르는 효과를 넘어, 경제 주체들에게 시장 안정 의지를 전달함으로써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완화하는 '심리적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고가격제를 단일 수단으로 장기간 운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선 경계했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 전략 비축유 활용, 도입선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패키지' 방식의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유가 상승의 영향이 산업마다 다른 점을 고려해, 연료비 비중이 높은 물류·화물·수산·농업 분야에는 표적 지원을 강화하고, 정유 및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은 생산 활동 유지를 고려한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욱 KIET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단기 처방”이라면서도 “제도의 한시적·제한적 운영을 전제로 다양한 정책 수단과의 병행을 통해 시장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