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대형 금융업권 처음으로 차세대 정보통신(IT)서비스 구축 사업비 중 인력투입 비용을 인공지능(AI) 활용 정도에 따라 재조정할 수 있는 조항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총 2700여억원 규모 '코어뱅킹 현대화 2단계' 사업을 내면서 제안요청서(RFP)에 “AI 기반의 'C2J(코볼의 자바 전환)' 변환 성능에 따라 업무 개발 인력 투입이 감소할 경우, 공수 감소에 따른 변경계약이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금융업계나 IT서비스업계 공히 이번 사례가 향후 나올 유사 IT 개발 프로젝트에 파급될 수 있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번처럼 코볼언어를 자바언어로 전환하는 'C2J' 과업에는 이전엔 일일이 수작업을 하는 인력이 들어가야 했지만, 이제는 AI를 이용해 어느정도 대체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발주 기관으로선 프로젝트 투입 인원수와 기간을 기준으로 전체 사업비를 산정했는데, 이제 AI활용으로 대체될 수 있는 인력비에 대해선 사업비 재조정을 통해 깎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IT서비스업계에선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 같은 선도 기관이 이렇게 나오면 금융권 차세대 IT개발 프로젝트 전반에 AI 활용이 곧 인건비 축소로 표준 인식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 대해 다수 IT 전문가들은 AI 활용이 곧 투입 인력 축소나, 비용 감소 근거로 해석돼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실제, 이번 컴퓨팅 언어 변환 같은 단순 업무에서 AI 활용을 차세대 프로젝트 전체 투입 인력 감소로 단정하는 것도 문제란 인식이다.
발주기관은 그 나름대로 AI 활용 확대와 비용 절감 등을 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차세대 시스템의 최종 품질이나 완성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채 무조건 사업비 축소를 위한 계약 변경을 추구해서도 안된다는 얘기다.
수행 IT개발사 또한 예전 관행처럼 인력투입 숫자로만 사업비를 채울 수 없게된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AI 활용 및 투입비용 자체를 현실화시켜 결과물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발주 기관의 시스템 만족도를 높이는 쪽으로 사업비 초점을 바꿔갈 필요가 있다.
어쨌든 발주-수행기관 간 사업비 관련 분쟁 소지는 더 넓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와 관계기관도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가능하다면 AI 활용 사업비와 관련한 명시적 가이드라인이 나올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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