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바논에서 전쟁 상황을 생중계하던 러시아 국영매체 기자 바로 뒤에서 이스라엘군 포탄이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취재진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폭발 여파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RT 산하의 영상전문 뉴스 통신사 '럽틀리'는 자사 기자의 불과 몇 미터 뒤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RT 소속 영국인 기자 스티브 스위니는 '프레스'(PRESS)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카메라를 향해 이스라엘의 최근 공습에 대해 전하고 있다. 그 순간 그의 등 뒤로 미사일이 떨어지며 엄청난 흙먼지가 일어났고, 폭발의 충격으로 쓰러진 스위니 기자가 쓰러지고 카메라가 흔들렸다. 영상에는 스위니 기자가 작게 욕설을 내뱉는 소리도 담겼다.

마르가리타 시모냔 RT 편집장은 “우리 특파원 스티브 스위니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다”며 “기자는 당시 이스라엘군(IDF) 항공기가 남부 지역의 다리를 건너던 자신과 카메라맨이 탄 차량을 향해 발포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에서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파편으로 인한 부상을 입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사건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가자지구에서 언론인 200명이 살해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 사건도 우연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미사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계진의 옷에 선명하게 'PRESS'라고 적혀 있었고, 그들은 오직 카메라와 마이크만을 소지하고 있었다. 공습 장소에는 군사 시설도 없었다”며 “이 모든 정황은 언론인들에 대한 이번 공격이 고의적이며, 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 외무부가 모스크바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취재진을 노린 공격이었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몇 시간 동안 한 기자가 카스미야 검문소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지역에 대해서는 이미 명확한 경고가 발령됐다. 경고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에 건널목을 공격한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이나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으며, 국제법에 따라 작전을 수행한다”고 해명했다.
레바논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국가 중 하나다. 공습으로 인해 인구의 약 20%가 피난길에 올랐으며, 사망자는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 5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