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넘게 찔렀는데 정맥 못 찾아서”… 美 테네시주, 사형 집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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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주사형으로 사형이 예정됐으나 집행 과정에서 예비 주사선을 확보하지 못해 사형 집행이 중단된 사형수 토니 카루더스. 사진=테네시주 교정당국

미국 테네시주에서 사형수의 정맥을 찾지 못해 사형 집행이 중간에 취소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사형수 측은 집행 과정에서 심각한 고문을 당했다며 '잔혹한 형벌'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테네시주 교정당국은 이날 사형수 토니 카루더스(57)에 대한 약물 주입 사형 집행을 시도했으나 예비 정맥 혈관을 찾지 못해 결국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주정부 사형 집행 프로토콜에 따르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주요 정맥 주사선(IV line) 외에 '예비(백업) 혈관'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당국은 주 정맥 주사선은 신속히 확보했으나, 집행관들이 1시간이 넘도록 두 번째 정맥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목에 위치한 중심정맥관 삽입까지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하자 결국 집행 취소 결정을 내렸다.

사형수 측 변호인인 마리아 디리베라토는 미국인권연맹(ACLU)을 통해 당시 상황이 “고문에 가까웠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집행관들은 카루더스의 양팔과 발, 목 등을 세 차례 이상 찌르며 강제로 주사선 확보를 시도했다. 특히 가슴 부위에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투여하는 과정에서 카루더스가 “통증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늘로 찌르는 행위를 강행해 통증과 출혈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변호인단은 법원에 “과도한 주사 시도는 헌법이 금지한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이라며 긴급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재판부는 주정부의 행위가 잔혹하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를 기각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카루더스에 대한 사형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앞서 내려진 사면 요청 기각 처분과 사형 판결 자체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루더스는 1994년 세 명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30년 넘게 줄곧 자신의 무죄를 주장해 왔다. 인권 단체들은 물증 없이 교도소 내부 고발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판결이며, 공범이 지목한 또 다른 용의자와 현장에서 나온 DNA 및 지문 증거가 대조된 적 없다며 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거부당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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