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방미통위 산하기관 설립 조건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추진 소식이 전해지며 부처는 물론 유관기관까지 들썩였다. 본지가 단독 보도한 이 내용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시청자미디어재단을 통폐합하고, 유관기관의 방송·미디어 업무까지 흡수해 '매머드급' 산하기관을 만드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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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의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 후보자의 추천안이 부결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진흥원 설립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적했듯 공공기관의 중복 기능을 통합해 정책 추진력을 높이는 점이다. 여기에 광고시장 침체, 유튜브 등 미디어 혁명 등 시대적 변화에 맞춰 KOBACO와 시청자미디어재단 역할 재정립 계기도 필요하다.

다만, 정부 내 독립 위원회 중 산하기관을 보유한 곳은 없을뿐더러 900명에 달하는 초대형 산하기관 설립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통폐합 또는 업무이관 대상 기관만 10여 곳에 달해 법적 요건 검토와 조직 반발 해소 등도 과제다.

결국 거대 산하기관 설립 정당성을 얻으려면 방미통위 스스로 산업 진흥에 대한 의지와 전략이 분명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이재명 정부 들어 역할이 커졌지만 출범 7개월이 넘도록 위원회 구성조차 못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지속적인 정치 이슈로 흔들렸던 것을 포함하면 2년 가까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과 권한만 늘리겠다고 해선 정당성이 떨어진다.

폭발적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1인 미디어시대 도래, K콘텐츠 열풍 등 산업 육성 '골든타임'이 다가왔다. 규제가 본업이었던 방미통위는 산하기관 설립에 앞서 조직 정비와 진흥 비전 수립, 무엇보다도 위원장의 산업 육성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 이 같은 준비가 없다면 단순히 조직 규모를 키우기 위한 밥그릇 경쟁 혹은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도구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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