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평가된다.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공급지며,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과 물류 불안,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과거 중동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위험자산 투자가 위축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한국 경제 역시 이러한 외부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국제 유가 상승은 곧바로 생산비 상승과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화학, 철강과 같은 주요 산업은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중동 리스크는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글로벌 금리 환경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대된다면 투자 심리 위축과 환율 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 요인이지만, 산업 구조 측면에서는 새로운 변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도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는 오히려 기술 혁신 기업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확대된 것이 대표 사례다.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주목해야 할 분야 역시 분명하다. AI, 에너지 효율 기술, 공급망 관리 기술, 국방 및 보안 기술 그리고 산업 자동화 기술과 같은 영역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망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성은 앞으로 세계 경제에서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한 기술 기반 창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국내 시장 규모만으로는 대규모 성장과 투자 회수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자본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경영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처럼 대규모 자금을 활용한 공격적인 확장 전략보다는 기술 경쟁력과 수익 구조를 동시에 갖춘 기업이 투자 시장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셋째, 스타트업과 대기업 그리고 정부 정책 간의 협력 구조 역시 보다 전략적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한국 벤처투자와 액셀러레이터 생태계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글로벌 경제 변동성이 커질수록 초기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단기 수익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혁신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오히려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과 경제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산업과 기업의 탄생을 동반해 왔다. 지금의 세계 경제 환경 역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새로운 도약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불확실성 시대일수록 기술과 혁신을 기반으로 한 창업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국가 경제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