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업계가 본격적인 '에이전트 AI'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필수 소프트웨어(SW)인 EDA 툴에 단순 자동화를 넘어, 주요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 잇따라 적용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3대 반도체 EDA 기업인 시높시스·케이던스·지멘스 EDA가 모두 자사 핵심 SW에 에이전트 AI 기술을 접목,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독일 지멘스 EDA는 최근 반도체 회로 설계와 검증 작업을 담당하는 퀘스타 원에 에이전트 AI 업무 환경(에이전트 툴킷)을 적용했다. 반도체 설계 생성·검증·디버깅 등 각종 작업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설계 엔지니어의 의사 결정을 돕는다.
가령 반도체 회로 설계를 위한 주요 코드에 오류가 발생하면 수정 사항을 제안하고 회로가 제대로 설계됐는지 검증 계획을 자동으로 세울 수 있다. 엔비디아와 미디어텍 등이 이 솔루션의 초기 버전을 도입해 활용 중이다.
반도체 EDA 업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미국 시높시스와 케이던스도 에이전트 AI를 개발했다. 시높시스는 지난해부터 '에이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기술로 에이전트 AI 기반 EDA 시장을 열고 있다. 다수 고객사를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쥐려고 총력이다.

시높시스는 AI 활용을 높이는 장기 로드맵을 설정하고, 궁극적으로 AI가 반도체 설계 핵심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시높시스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에 AI가 접목되면서 생산성이 한층 높아지고 이를 통해 사람이 보다 혁신적인 분야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같은 강점 때문에 고객사(팹리스)에서도 에이전트 AI가 접목된 EDA 솔루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던스는 지난해 11월 AI 기반 반도체 검증 스타트업 칩스택을 인수하고, 지난달 '칩스택 AI 슈퍼 에이전트'를 내놨다. AI를 통해 일부 반도체 설계 작업 속도를 10배 높일 수 있다. 엔비디아·알테라·텐스토렌트 등이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도입했다.
EDA SW에 AI가 접목된 건 처음이 아니다. 3~4년 전부터 반복적인 사람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설계 속도를 높이기 위해 AI가 활용됐다. 에이전트 AI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반도체 설계를 위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보다 정확한 설계 방향을 설정하거나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는 형태로 설계 방법론이 진화하는 셈이다.
EDA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를 위한 에이전트 AI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재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하면 2028년에는 에이전트 AI가 설계 의사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