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는 징역 5개월 · 아내 구타는 징역 15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가 동성애자를 사형하고,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령을 발표해 인권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최고 지도자이자 탈레반 제3대 최고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자다는 지난 1월 총 119개 조항으로 구성된 제12호 법령에 서명했다.
지난달 파슈토어(아프가니스탄 공용어)로 공포된 이 법령은 남편의 허락 없이 친척을 방문하는 여성에 대한 처벌을 허용하고, 남편과 가장이 가정 내에서 처벌을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분석가 네트워크 번역에 따르면 이번 법령은 “남편이 아내를 심하게 구타하여 뼈가 부러지거나, 개방성 상처가 생기거나, 멍이 드는 등의 부상을 입힌 사실을 아내가 판사 앞에서 입증하면, 남편을 가해자로 간주해 15일간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눈에 띄는 상처가 없는 경우 처벌 대상이 아니다.
또한 동성애를 극형에 처하는 죄목으로 명시했다. 이슬람에 반하는 교리를 퍼뜨리는 자와 절도, 동성애, 이단에 가담하는 자에게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적혔다.
반면 동물 학대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다. 법령에 따르면동물을 강제로 싸움에 내몰아 개싸움, 닭싸움 등 오락용 싸움을 조장하는 경우 최대 징역 5개월에 처해질 수 있다.
탈레반은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되찾은 이후, 이슬람 샤리아법에 근거해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과 성소수자 차별을 정당화해 왔다. 그러나 이를 명확히 법제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인 볼커 튀르크는 “탈레반의 이번 법은 가정 내 폭력을 포함한 여러 범죄에 대해 체벌을 허용함으로써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은 인권의 무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권 운동가 마흐부바 세라즈 역시 이번 법령에 반대하며 “남성은 여성을 완전히 지배할 권리가 있다. 남편의 말이 곧 법인 셈이다. 이런 법이 시행되고 남편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면 삶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