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고정밀지도, 이제는 관리에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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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1:5000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이 조건부로 허가됐다. 영상 보안처리와 좌표 제한, 국내 제휴기업 서버에서의 사전 가공, 보안사고 대응 체계 구축 등이 전제다. 수차례 제동이 걸렸던 사안이 처음으로 결론에 이르렀다.

정부는 민감 정보는 국내에서 걸러내고 제한된 데이터만 해외로 이전된다는 설명이다. 등고선과 3차원 높이 정보는 제외했고, 군사·보안시설은 가림 처리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위반이 확인되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제는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넘어간 이후다. 정부는 이미 이전된 전자적 파일의 물리적 회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허가 취소는 해당 데이터를 활용한 영업을 중단시키는 조치라는 의미다. 데이터 자체를 다시 국내로 되돌리는 방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해외 서버에서 이뤄지는 추가 가공이나 다른 데이터와의 결합, 파생 서비스 확장은 국내 규제의 직접적 손이 닿기 어렵다. 조건 위반을 적발하고 제재하는 절차는 가능하겠지만, 기술의 확장 속도를 제도가 따라갈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번에 허용된 데이터는 기본 바탕지도와 교통 네트워크로 한정됐다. 그러나 교통 데이터는 물류, 모빌리티 플랫폼,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입력값이다. 데이터 자체는 제한돼도 활용의 범위는 고정돼 있지 않다.

안보는 결코 가볍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조건을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통제가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번 결정의 무게는 반출 허가 순간이 아니라, 이후의 관리 과정에서 가늠될 것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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