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종현 핀테크산업협회장 “규제 장벽 허물어 성장판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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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쿠콘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25일 정기총회에서 김종현 쿠콘 대표를 제6대 협회장으로 선출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핀테크 업권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 위해 2016년 4월 출범한 국내 최대 핀테크 산업 단체다.

출범 10년을 맞은 협회는 이번 협회장 선출을 계기로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금융 전환기에 협회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협회는 출범 당시 약 100개 회원사로 시작해 현재 550여개 회원사로 확대됐다. 중소·중견 핀테크 기업은 물론 빅테크와 금융기관까지 폭넓게 참여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아우르는 협의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핀테크 산업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토큰증권(STO) 시장 조성 등 중대한 제도·시장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새 협회장이 산업 이해관계 조율과 정책 대응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담= 길재식 전자신문 디지털금융부 부국장

-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이 있는가.

▲핀테크 산업은 협회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고, 쿠콘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쿠콘은 데이터 인프라 기업으로서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을 연결하며 산업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그 과정에서 협회가 산업 생태계에서 수행해온 역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지금은 핀테크 산업이 초기 성장 단계를 넘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접어든 시점이다. 산업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그동안 받은 도움을 업계와 협회에 돌려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또 쿠콘은 특정 금융 서비스 영역에서 경쟁하는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를 제공하는 인프라 기업이다. 회원사 상당수가 고객이기 때문에 협회 내에서 이해관계 충돌이 상대적으로 적다. 빅테크와 중소 핀테크 사이에서 균형 잡힌 조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실제 여러 기업들이 협회 운영에 대한 기대를 전달해왔고, 그 기대에 책임감 있게 응답해야 한다는 생각도 출마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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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쿠콘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취임 이후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핀테크 산업은 전례 없는 구조적 전환기에 놓여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논의,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STO(토큰증권) 시장 형성, 금융권의 AI 활용 확대 등 제도와 기술 환경이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체계는 여전히 사전 규제 구조에 머물러 있다.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할 때 부담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혁신이 제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반면, 산업 발전이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제약을 받는 문제가 생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책당국과 산업 현장 간 실질적인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협회는 금융당국과 국회를 중심으로 정책 소통을 제도화하고, 기재부·과기정통부·중기부 등 관련 부처 간 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선불충전금 한도 상향, 정산 리스크 관리 체계 개선, 마이페이먼트 도입, 결제 인프라 규제 정비 등 핵심 현안을 현장의 데이터와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전달해 정책 결정의 속도와 실효성을 높이겠다.

-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은 수년간 화두로 이어지고 있다. 입법·제도 이슈 대응 전략이 있을까.

▲전자금융거래법은 2007년 제정 이후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개정 논의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방식이 산업 혁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접근을 제안할 계획이다.

협회 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TF를 통해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업권 중심 규제가 아니라 서비스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적용하는 차등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정산자금 관리, 선불충전금 규제, 약관 심사 등 주요 사안에서도 서비스별 위험도에 따라 규율을 달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다.

결제·정산·전자지급수단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체계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기반 지급 인프라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구조를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규제 틀에 단순히 편입하기보다, 발행·보관·유통·결제 등 기능별로 위험과 역할을 구분해 규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 협회 내부 운영 구조 개편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협회는 전통적인 분과 체계와 이슈 중심 협의회가 병행되서 운영 중이다. 과거에는 분과 활동이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AI·스테이블코인·전자금융거래법 등 특정 현안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협의회가 정책 대응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책 대응 속도가 중요한 상황에서 의사결정 구조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기도 한다. 이사회 중심 구조는 안정적이지만,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서는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협의회와 분과를 이슈 중심으로 통합·재편하고 정책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내부 논의는 충분히 하되, 외부 대응은 빠르고 일관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기업과 중소 핀테크사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부분도 있다. 이를 어떻게 조율해나갈 것인가.

▲ 경쟁과 이해관계 충돌은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빅테크와 중소 핀테크 사이에는 시장 지배력, 수수료 구조, 규제 적용 방식 등에서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협회의 역할은 특정 업권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 산업 전체의 균형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 대응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분산되면 규제 개선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협회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하고 갈등을 조정하되, 대외적으로는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도출해야 한다.

그러면서 정책 설계 과정에서는 시장 지배력 격차로 인한 구조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규제샌드박스 운영의 유연성 확대, 스몰라이선스 도입, 인프라 비용 부담 완화, 투자 및 정책자금 연계, 해외 진출 지원 등은 중소 핀테크의 경쟁 기반을 보완함으로써 산업 내 갈등 요인을 줄이고 건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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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쿠콘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AI는 금융 산업 전반 핵심 이슈가 됐다. 협회는 AI를 핀테크 업권 전반에 확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 AI 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 생존 문제다. 업무 효율화와 서비스 혁신 측면에서 AI 도입은 필수적이지만, 금융 분야 특유의 규제 환경과 망분리 구조 등으로 활용에 제약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협회는 '핀테크 AI 협의회'를 중심으로 금융 AI 정책 과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금융상품 추천 과정에서의 책임 문제, AI 샌드박스 패스트트랙 도입, 규제 명확화 등 제도적 과제를 정책 당국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특히 중소 핀테크 기업은 AI 도입에 필요한 비용, 인프라, 가이드라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는 산업 차원의 가이드라인과 정책 지원을 통해 AI 활용 격차를 줄이고, AI 기술이 금융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핀테크 업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는 발행, 보관, 유통, 결제 등 다양한 기능으로 구성된다. 은행은 발행과 신뢰 기반 구축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고, 거래소는 거래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핀테크 기업은 결제·유통·정산 영역에서 강점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에서 사용되도록 만드는 촉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시장에서는 소상공인 즉시 정산, 저비용 해외 송금 등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사용 사례 발굴이 핵심이다. 기존 간편결제와 디지털 지갑에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실제 결제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편입시키켜야 한다.

또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선불수단으로만 규율할 경우 혁신이 저해될 수 있고, 반대로 규제가 과도하게 완화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기반한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 단기 사업 계획 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은 IT 컴플라이언스 공동 인프라 구축이다. 정보보안, AML(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신분증 진위 확인 등 감독 요구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대형 기업은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 핀테크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다.

협회 차원에서 IT 감사 대응 체계, AML 시스템, 신분증 진위 확인 솔루션 등을 공동 인프라로 구축하면 규제 대응 비용을 줄이고 기업들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 공약으로 내세운 것 중에 협회 법정단체화가 눈에 띈다. 추진 계획이 있는가.

▲ 협회 법정단체화는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회원사 공감대를 형성하고, 금융당국, 국회 등과 협의를 통해 법정단체 전환 필요성과 역할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협회가 정책 파트너로서 공신력을 확보해야 산업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 현재 민간 협회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산업 규모와 정책 중요성은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법정단체화가 이루어지면 공제조합 설립 등 산업 특성에 맞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외부관리 비용 부담 완화 등 구조적 개선도 가능해진다. 또한 정책 대응 역량과 사무국 기능 강화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 포용금융 확대 흐름 속에서 핀테크 산업의 역할은.

▲ 포용금융은 핀테크 산업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유다. 기술을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디지털 소외계층, 소상공인, 씬파일러 등을 제도권 금융으로 포용하는 것이 핀테크의 본질적 역할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확대가 필수다. 가명정보 활용과 데이터 결합이 가능해져야 정교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구축되고 금융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

동시에 핀테크 기업이 지속적으로 포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익 구조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 데이터 사용료, 오픈뱅킹 수수료, 금융 인프라 비용 구조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합리적 개선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

- 협회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 지난 20년 동안 핀테크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혁신 기업은 기대만큼 많이 등장하지 못했다. 규제 불확실성과 제도 장벽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

협회장으로서 규제라는 장애물을 낮추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 회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실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일하는 협회'를 만들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핀테크 산업이 혁신과 포용을 동시에 실현하며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싶다.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부산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동남은행과 주택은행에서 실무 경험을 이어 왔으며, 이후 웹케시에 합류해 기업자금관리 서비스의 성장 과정에 참여했다. 2006년부터 쿠콘 대표이사를 맡아 금융·공공 데이터를 연계하는 API 기반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으며,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과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핀테크 산업 전반의 제도 개선과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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