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의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우주·항공용 반도체 신뢰성 평가 분야 자립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공동 연구팀은 2차 중이온 빔을 활용해 반도체 단일사건효과(SEE) 측정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존에는 반도체 우주방사선 효과 평가에 희귀동위원소 빔을 활용한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용 반도체 개발·생산 기반은 아직 제한적으로, 핵심 부품 상당수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신뢰성 확보를 위한 방사선 내성 시험 역시 해외 중이온가속기 시설을 활용해 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중이온 빔에 의존하던 방사선 내성 평가 방식에서 나아가 희귀동위원소 생성 과정에서 얻어지는 2차 중이온 빔을 활용한 시험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곽민식 IBS 중이온 가속기연구소 연구위원은 “2차 중이온 빔은 입자 종류와 에너지가 혼합된 상태여서 실험 적용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며 “개별 입자를 실시간으로 식별하면서 반도체에 조사하는 실험 조건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주력했고, 그 가능성을 실제 실험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추경호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RAON에서 외부 연구자에게 제공한 빔을 활용해 도출된 첫 논문으로, 외부 연구자와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연구진이 긴밀히 협력해 중이온가속기 활용 가능성을 실제로 입증한 첫 성과”라고 말했고, 공동 교신저자인 이우준 KARI 선임연구원은 “향후 시험 기법과 데이터 축적이 이어진다면 국내에서도 우주·항공용 반도체의 방사선 내성 평가를 자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면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장 직무대행은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된 RAON이 세계적 수준의 가속기 활용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앞으로도 RAON을 연구자들에게 적극 개방하고, 가속기 활용 연구를 통해 국가 전략 산업과 기초과학을 동시에 지원하는 연구 인프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뉴클리어 엔지니어링 앤드 테크놀로지'에 1월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