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3% 득표 기준 위헌…헌재 “군소정당 배제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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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월 심판사건 선고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6.1.29 seephoto@yna.co.kr (끝)

정당 득표율이 3% 미만이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지 않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9일 군소 정당과 비법인사단, 국회의원 선거권자 등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1항 1호, 이른바 '3% 저지조항'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189조 1항 1호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대해서만 국회의원 의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21·22대 총선에서 군소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했으나 정당 득표율 3%를 넘기지 못해 의석을 배분받지 못했다. 이들은 해당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저지조항은 군소정당의 난립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경우 그 나름대로 제도적 효용성을 가질 수 있어, 제도의 목적 자체까지 타당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투표의 성과가치에 차등을 둬 사표(死票)를 증대시키고 선거의 비례성을 약화시키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차단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군소정당이라고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사회공동체에서 필요한 국민적 합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단지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할 합리적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특히 거대 양당 체제가 이미 확고히 자리 잡았고 그 경향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우리 정치 현실에서는 심판대상 조항이 군소정당 난립을 방지해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도모하기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의 세력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반대의견에서 “오늘날 극단주의 세력이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사회의 분노와 불안을 자극하며 중도정당보다 빠르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며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할 경우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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