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방광염 등 비뇨기과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젊은 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영국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케타민 남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17일(현지시간)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영국 킹스턴대학교 약학과 선임 강사이자 약사인 헤바 가잘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케타민 유행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이미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며 우려를 표했다.
영국 통계청(ONS) 자료에 따르면 영국 내 케타민 사용량은 2015년 이후 250%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단독 사용 약물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영국 정부는 2014년 케타민을 2급 마약(Class B)으로 분류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구하기 쉬워 남용 문제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진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장기간 케타민 사용이 방광과 요로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반복 사용 시 방광 점막이 손상되면서 빈뇨, 야간뇨, 급박뇨, 요실금, 혈뇨, 염증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이 악화되면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 일부 환자의 경우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아 평생 치료가 필요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실제 입원 환자 증가의 상당수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청소년·청년층으로 나타났다. 이는 케타민 사용이 급증한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케타민 관련 문제로 신고된 아동·청소년 사례는 2021~2022년 512건(전체 약물 관련 신고의 5%)에서 2025년 1465건(9%)으로 급증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엑스터시(MDMA) 관련 신고 건수를 넘어선 수치다.
케타민은 1970년대 인체용 마취제로 승인됐으나, 이후 클럽과 파티 문화로 확산되며 '파티 마약'으로 알려졌다. 복용 시 강한 해리감을 유발해 자신이 현실과 분리된 듯한 느낌을 주며, 환각·각성·진통 효과가 1~2시간 지속된다. 문제는 내성이 빠르게 생겨 사용량이 점점 늘어난다는 점으로, 이로 인해 신체 장기에 누적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스요크셔 지역의 비뇨기과 전문의 앨리슨 다우니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케타민 관련 방광 질환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원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비뇨기과 질환이 아니라 중독 문제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 진료과나 병원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중독 치료와 정신건강, 공중보건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보건 당국은 케타민 남용이 청년층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예방 교육과 치료 체계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