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수송기 추락, 20여명 사망했는데…돈 주우러 수백명 달려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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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인근 엘알토 국제공항 근처에서 군 수송기가 추락한 가운데 사고 현장을 군인과 경찰이 지키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볼리비아 수도 인근에서 신권 지폐를 실은 군용 수송기가 추락해 2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 흩어진 현금을 주우려는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볼리비아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라파스 인근 엘알토 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인근 들판과 고속도로 주변에 추락했다.

볼리비아 당국은 이번 사고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28~37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일부는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승무원 6명 중 2명은 한때 실종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 여파로 인근 고속도로에 있던 차량 10여 대도 파손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목격자들은 당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상 상황이 매우 악화돼 있었다고 증언해 악천후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수송기는 동부 도시 산타크루즈에서 출발해 새로 인쇄된 지폐 1710만장을 운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중앙은행과 지폐 제조사 간 계약에 따라 군이 정기적으로 '통화 물자 수송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항공기에서 대량의 지폐 다발이 주변으로 흩어지면서 이를 주우려는 시민 수백 명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구조 작업이 지연되자 당국은 군인 500여명과 경찰 100여명을 투입해 접근을 통제했고, 일부 현금 상자는 소각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군중을 해산시켰으며, 일부 시민은 연행됐다.

볼리비아 중앙은행은 해당 지폐가 아직 유통 전 단계로 공식 일련번호가 없어 법적 효력이나 구매력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이 돈을 주워 소지하거나 사용하면 범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현지 소방 당국은 사망자들의 정확한 신원과 사고 경위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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