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석탄공사 부채 해소에 강원랜드 재원 활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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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광업소 최후의 광부들. 연합뉴스

정부가 대한석탄공사 부채 해소에 강원랜드 재원 활용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석탄공사 운영이 사실상 종료된 만큼, 부채 문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석탄공사 부채 정리 방안 중 하나로 강원랜드 재원 활용을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관 장관이 “담당 부서가 금년 2월까지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협의해 석탄공사 정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강원랜드가 내는 기존 법정 부담금 비율을 조정해 일부를 석탄공사 부채 상환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관광진흥개발기금과 폐광지역개발기금 등 법정 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2024년 매출액(1조4269억원)을 기준으로 매년 10% 수준의 재원을 조달하면, 약 20년 내 석탄공사 부채를 전액 상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매출 대비 관광진흥개발기금과 폐광지역개발기금 부담 비율을 조정하거나, 기존 기금 조정이 어려울 경우 별도의 '석탄산업합리화기금'을 신설해 강원랜드 매출의 일정 비율을 부채 상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는 석탄공사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통합하는 실행안과도 맞물려 있다. 강원랜드의 최대 주주가 광해광업공단(지분 36.27%)인 만큼, 재원 출연이나 구조 조정 과정에서 공단의 관리·의사결정 역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부채 정리와 기관 통합이 동시에 추진되면, 공공기관 지배구조와 역할 재편 문제도 함께 논의될 수 있다. 산업부가 앞서 발주한 '석탄공사 재무 상황 개선 관련 용역 보고서'에도 이 같은 방향성이 담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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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개 공공기관이 참여한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가 기획재정부 주최로 1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렸다. 구직자들이 강원랜드 부스에서 딜러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다만 산업부 내에서 안이 확정되더라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공공기관 관리와 예산 편성, 기금 운용과 직결되는 사안인데다, 강원랜드와 폐광지역 지원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의 과정에 따라 국무총리실을 거치는 절차가 필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탄공사 부채 정리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정부 내에서 검토·협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강원랜드 재원은 폐광지역 경제 회복과 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조성된 만큼, 이를 석탄공사 부채 상환에 활용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지 논의도 불가피하다. 지역 사회와 정치권의 반응 등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석탄공사는 지난해 6월 삼척 도계광업소를 끝으로 마지막 탄광을 폐광하며 채굴 사업을 종료했다. 현재는 재고탄 판매 등 최소한의 정리 절차만 남아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부채는 2조4642억원에 달한다. 연간 이자 비용만 800억원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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