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플랫폼 대표 4인 “AI 전환 시대, 채용 구조 재설계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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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의 업무 방식과 인력 운영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채용 시장 역시 기존의 문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기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지원자가 준비해온 역량 사이의 간극이 구조적으로 벌어졌다는 진단이다. 인사관리(HR) 플랫폼 업계는 스펙 중심 선발과 일률적 지원 구조를 넘어, AI를 전제로 한 채용 구조 재설계가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요구되는 필수 과제가 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채용 플랫폼 기업 대표들에게 AI 전환(AX) 시대 채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치의 원인과 해법, AI는 채용의 공정성과 효율성은 물론 노동 환경 전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었다. 황현순 사람인 대표,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황희승 브레인커머스(전 잡플래닛 운영사) 대표 등 HR 플랫폼 대표 4인의 시각을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해, AI 시대 채용 구조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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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현재 청년층 구직난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이복기(원티드랩 대표)=경기 변동, 노동시장 경직성 등 여러 구조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지만, 가장 빠르게 변화 속도를 높이고 있는 요인은 AI 기반의 산업·직무 대전환(AX)이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의 기준이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신입 사원들이 초급 업무를 수행하며 성장했지만, 이제 기업들은 그 과정을 AI로 대체하고 있다. 아울러 신입 채용을 주저하며 '인턴 절벽'이 발생했다. 결국 기업들이 비용 효율성을 위해 '1인 매니저 + AI 에이전트(AI agent) 체제'를 고려하게 되면서 청년들이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첫 번째 계단이 사라지는 것이다.

▲윤현준(잡코리아 대표)=청년층 고용난은 단일 요인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의 변화, 경기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일부 산업에서는 자동화와 투자 위축으로 신규 채용 자체가 감소하면서 청년층이 겪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황현순(사람인 대표)='산업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기업 및 구직자 간 요구사항의 근본적인 미스매치'가 동시에 맞물린 구조적인 문제이다. 첨단 IT 산업이 부상하고, 디지털전환과 자동화가 확산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고용했던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 기업들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중시하고 경력 위주로 뽑으면서 청년층의 일자리 진입장벽은 높아졌다.

▲황희승 (브레인커머스 대표)=일자리의 절대적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미스매치'에 있다. 더욱이 일자리들이 장기적으로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보이면서 기업들 역시 일자리의 질을 높여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더딘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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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순 사람인 대표

-최근 1~2년 사이 청년들의 지원 패턴과 기업 요구 역량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아울러 구직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황현순=생산·의료·서비스 등 필수·현장 직무로 지원이 쏠리고, 기획·사무·영업 직무 비중이 줄고 있다. AI·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로 선택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활용능력 어필도 중요하다. 지원 직무 상 AI를 적용해 성과를 낸 경험이 필요하다.

▲황희승=선호 직무는 AI, 데이터, 사용자경험·환경(UX·UI), 디지털 마케팅 등 디지털 기반 직무로 재편되는 추세가 관찰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본 경험이 결국 가장 강한 경쟁력이 된다.

▲이복기=최근 기업들은 직군을 불문하고 AI 도구를 활용해 스스로 업무를 자동화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AI 활용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청년 구직자들은 검색·작성·정리·분석 등 AI로 대체될 역량이 아니라, 'AI를 활용한 업무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AI 서류전형·AI 채용도구 확산이 청년층에 어떤 기회와 우려를 동시에 만드는가.

▲윤현준=역량 중심의 정량 평가로 출신학교나 인맥 같은 비본질적 요인의 개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기회이지만, 학습 데이터 내 편향이 재생산될 위험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AI 도입 자체가 아니라 운영 방식이다. AI가 판단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조력자'로 기능하도록, 데이터 편향 점검, 평가 기준 공개, 이의 제기 절차 등 검증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복기=결국 AI 채용 도구가 진정한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과 알고리즘의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구직자는 이를 도구로 활용하되 최종적으로 인간 고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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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준 잡코리아 대표

-향후 3년 내 한국의 일자리 지형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요인은 무엇이라 전망하는가.

▲이복기=가장 큰 변화는 '에이전트형 AI'의 본격화와 이로 인한 생성형AI 격차(Gen AI Divide)의 심화다. 현재 AI는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머무르고 있으며, 팀 간 협업이나 조직 내 정보 흐름을 연결하는 핵심 구조까지는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산업별·직군별 맞춤형 에이전트형 AI가 보편화되며,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 간 협업이 수행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때 기업 간 AI 도입 격차, 즉 Gen AI 격차가 일자리 지형을 크게 뒤흔들 것으로 예상한다. AI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 조직에 통합한 기업이 시장을 재편하며 우수 인재를 빠르게 흡수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현준=AI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일부 직무는 축소되는 반면, AI·데이터·ESG·친환경·헬스케어 분야에서 신규 고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결국 산업 변화의 속도에 맞춰 교육, 재교육 체계가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는가가 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황현순=인구 구조 변화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 변동, AI의 확산이 맞물리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저성장이면서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는 시점이다. 따라서 적절한 직무 재교육 및 청년, 여성, 고령자, 외국인 등 잠재 인력의 노동 시장 진입 촉진이 일어나야 한다.

-기업들이 겪는 채용 난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제도적 솔루션이 있다면.

▲윤현준=기업 채용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직무 적합 인재를 빠르게 찾기 어렵다는 점, 서류만으로 역량과 잠재력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잡코리아는 AI 기반 합격률 예측, 이력서 요약·추천 사유 자동 생성 기능과 공고 자동 작성 및 이미지 생성 기반 채용 브랜딩 개선, 중소기업 대상 채용 관리 시스템(ATS)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량적 매칭을 넘어 '성공 확률 중심 채용'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한다.

▲황현순=인재 검증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크며, 중소, 중견기업들은 지원자 확보 및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에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무역량과 조직문화 적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기존 평가도구로는 인재 검증이 어려워졌다. 사람인은 조직문화 적합성까지 검증하는 자체개발 인적성검사 '컬처핏(Culture F.I.T)' 등을 통해 인재 검증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복기=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조직에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평가·활용할 내부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원티드랩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주목해 AX 플랫폼 '원티드 LaaS'를 개발했다. 원티드랩은 원티드 LaaS와 함께 기업이 필요로 하는 AX 인재 정의, 교육,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제공한다. AX 인재 채용, 기존 인력의 리스킬링 및 업스킬링(Up-skill)까지 모두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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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승 브레인커머스(전 잡플래닛 운영사) 대표

-청년 구직난 완화를 위해 정부·기업·플랫폼 3자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이복기=지금의 채용 시장은 정적인 경주가 아니라 '급류'에 가깝다. 정부는 미래 산업 인력 수요를 예측하고, 민간과 협력해 실효성 있는 AI 교육·재교육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고용24'의 AI 인프라 도입처럼 민간 기술을 적극 도입한 사례가 좋은 예시다.

기업은 AI 전환을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직원 성장과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 반복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직원은 전략·소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스킬링'을 지원해야 한다.

플랫폼은 'Gen AI 격차'를 해소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에는 솔루션을, 청년 구직자에게는 대학 연계 정규 수업이나 프롬프톤 등 교육 기회를 제공해 누구나 'AI-레디(Ready)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황현순=정부는 미래 수요에 맞는 인재 공급과 직무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 전반과 직업 훈련 시스템을 개편해 실무 역량 및 경험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이나 구인난을 겪는 분야로의 인재 진입을 유도하는 제도적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인재를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투자하고 육성하는 주체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지금의 경력직들도 10년 전에 신입이었는데, 신입을 안 뽑으면 미래 경력직이 사라진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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