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형 1년 새 폭증… 올해만 1500명 넘게 처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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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란에서 집행된 사형 건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AP 연합뉴스

올해 이란에서 집행된 사형 건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 이란인권(IHR)은 올해 12월 초까지 이란에서 최소 1500명 이상이 사형을 선고받고 형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확인된 975건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란에서는 2022년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착용 문제로 단속에 연행됐다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인 시위가 확산됐고, 이후 사형 집행이 점차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시 시위는 이란의 '신정 체제'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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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란에서 집행된 사형 건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EPA 연합뉴스

사형이 집행된 이들의 99%는 살인이나 마약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지만 일부 반정부 시위 참여자나 간첩 혐의를 적용받은 인물들도 사형 대상이 된 사례가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정치·외교적으로 불안정한 국면에 처할수록 강경한 처벌을 늘려 사회 전반에 위축 효과를 주려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내부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BBC는 특히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간 충돌과 중동 지역에서 이란과 연계된 세력들이 잇따라 타격을 입은 뒤 사형 집행이 다시 한 번 급증했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사형 집행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중국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확인 가능한 통계 기준으로는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로 분류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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