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 안보 협력이 관건…한미 핵잠 협정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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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복귀 후 첫 공식 브리핑 주인공 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미국·캐나다·일본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24 superdoo82@yna.co.kr (끝)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조달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안보 협력'이 수주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미국·캐나다·일본 방문 결과 브리핑에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참여는 정부의 매우 중요한 외교 아젠다”라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3개국을 연이어 방문해 관련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60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을 두고 한국과 독일을 최종 후보로 확정하고 내년 3월까지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독일에서는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스(TKMS)가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가 비유럽 국가 최초로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인 '세이프(SAFE)'에 가입하면서 독일 등 유럽 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위 실장 역시 이러한 관측을 부인하지 않았다. 세이프는 무기를 공동구매하는 회원국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제도로, EU와 안보 파트너십을 맺은 국가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위 실장은 “성능과 투자 측면에서는 우리 잠수함이 뒤처지지 않지만, 경쟁국은 나토 회원국으로 세이프 등 안보 협력의 깊이가 깊다”며 “안보 파트너로서의 위상은 현재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위 실장은 이번 방문 기간 중 한국 잠수함의 우수성을 피력하는 한편, 한국이 캐나다 국방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한·캐나다 안보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방문 성과로는 '핵잠수함 협력의 구체화'를 꼽았다. 위 실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미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과 만나 '한미 공동 팩트시트'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양측은 한국형 핵잠수함 도입을 위해 '별도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 원자력법상 군사적 물질 이전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저농축 우라늄 사용 원칙과 비확산 의지를 재차 강조했으며, 내년 초 미 실무 대표단이 방한해 사안별 본격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내년 중·하반기를 성과 점검을 위한 이정표로 설정하고, 대외 환경을 고려해 관련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에서 불거진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 간의 대립'에 대해 위 실장은 “부처 간 이견은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일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NSC를 통한 긴밀한 조율”이라고 답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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