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페이가 후불결제(BNPL)를 재개한다. 애플은 지난 2023년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하며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1년여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제는 애플이 직접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전문 핀테크 기업과 협업으로 후불결제 사업을 재개하는 전략을 펼친다.
애플은 글로벌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와 제휴해 미국, 영국, 캐나다, 덴마크, 스웨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8개국에서 후불결제를 지원한다. 한국은 아직 서비스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은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으로 지원 국가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페이 이용자들은 온·오프라인 결제에서 3개월 무이자로 분할 결제를 하거나 지금 구매하고 결제는 최대 30일 뒤에 하는 후불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고가 상품은 더 긴 기간에 걸친 분할 결제도 가능하다. 결제 승인 전에 클라르나가 자체 신용평가 절차를 거쳐 후불결제 가능 여부 등을 판단한다.
애플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에 직접적인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애플페이 결제 화면에서 즉시 분할·후불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제 경험의 주도권이 카드사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이같은 변화는 카드사와 간편결제사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클라르나는 선구매 후결제(BNPL)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결제 시장을 성장시킨 스웨덴 기업이다. 최근 미국에 상장하면서 직불카드, 예금 계좌 등 은행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애플페이와 제휴를 계기로 소비자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23년에 '애플페이 레이터' 서비스를 출시하며 직접 후불결제 시장에 진입했다. 애플페이를 통해 축적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최대 6주 동안 4회에 걸친 무이자 분할 결제를 제공하며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후불결제 산업 전반의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부담을 이유로 출시 1여년만인 2024년 6월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애플은 플랫폼 역할에 집중하고, 대출 심사와 금융 리스크는 파트너사에 맡기는 구조로 전략을 재정립했다. 자체 핀테크 기술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는 카드, 계좌, 후불결제를 한 화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결제 플랫폼으로 경쟁력이 커졌다”며 “한국에도 카드사 연동 확대 등으로 애플페이 이용률이 높아져야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도 후불결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