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가 단순한 관제를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첨단 '온디바이스(On-Device) AI' 도시로 거듭난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이 혁신 기술을 통해 영주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스마트한 친환경 도시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거머쥘 준비를 마쳤다.
▲96억 투입, 도시 전체를 '지능형 실험실'로= 경북도와 영주시는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가 주관하는 '2025년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실증 확산 사업'과제에 선정됐다. 이는 단순한 시범 사업이 아니다. 내년 12월까지 19개월간 국비 57억 원을 포함해 총 96억 8000만 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다.
핵심은 '국산 AI 기술의 독립'과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이다. 외산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의존하던 관행을 깨고, 우리 기술로 만든 NPU(신경망처리장치)를 탑재한 기기들이 영주시 곳곳에서 활약하게 된다.
▲ 'Team Korea' 뭉쳤다…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원팀(One-Team)=이번 사업을 위해 국내 최고의 AI 기업과 기관 10곳이 '드림팀'을 결성했다. 포항테크노파크(경북디지털혁신본부)의 지휘 아래, AI 반도체, 서비스, 디바이스 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는 아이닉스와 한화비전이 국산 AI 반도체(NPU)를 공급해 '한국형 NPU 생태계'의 기틀을 다진다. 눈이 될 디바이스는 셀링스, 원우이엔지, 세연테크가 국산 칩이 심어진 똑똑한 CCTV와 드론 카메라를 제작한다. 아울러 신경망에 해당하는 서비스는 안단테, 디케이앤트, 구미전자정보기술원(GERI) 등이 범인 검색, 입산자 관리, 녹조 모니터링 등 실제 현장에서 쓰일 특화 솔루션을 입힌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요소 기술 개발과 기기 제작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현장 설치와 통합 실증에 돌입할 계획이다.
▲도심·산·강을 지키는 410개의 '전자 눈'=영주시 통합관제센터에는 실증 전용 플랫폼과 AI 랩(Lab)이 구축되며, 도시 전역에는 국산 NPU를 탑재한 CCTV 400대와 드론 10대가 촘촘한 안전망을 형성한다. CCTV는 연내 100대가 우선 설치돼 관제센터와 연결될 예정이며, 실증은 크게 세 가지 전장에서 펼쳐진다.
우선 화재, 폭력,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AI가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도심안전의 파수꾼 역할이 기대된다. 또 노좌리 일대에서 CCTV가 입산자를 인식하고, 드론이 산간 지역을 비행하며 연기나 불씨를 감지한다. 산불 발생 시 '골든타임'을 사수해 산불을 원천 봉쇄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영주댐에는 드론과 무인선박이 수질을 감시한다. 녹조 발생 징후를 미리 파악해 신속히 대응하는 역할이다.
▲영주를 넘어 세계로, 'K-보안'의 미래= 이번 프로젝트의 시선은 영주를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약 1739억 달러(한화 약 240조 원) 규모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다.
참여 기업들은 영주시에서의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고 해외 인증을 획득해 국산 AI CCTV와 드론 솔루션을 들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 기사는 포항테크노파크의 후원으로 작성됐습니다〉
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