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가 필리핀에 한국 농기계 전용공단을 조성하며 동남아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김정욱 농업혁신정책실장이 10일 필리핀 카바나투안시에서 열린 착공식에 참석해 공단 조성의 출발을 공식화하고 양국 간 농기계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착공식에는 필리핀 페르디난드 R.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농업부 장관·상·하원 위원장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농식품부 김정욱 실장과 이상화 주필리핀 대사,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국내 9개 농기계 업체 대표가 함께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필리핀의 농업 기계화 수요와 국내 업계의 동남아 진출 확대 전략이 맞물리며 본격 추진됐다. 필리핀 정부는 토지임대 75년과 도로·전기·통신·용수 등 기반시설 제공, 관세·지방세 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약속했고 국내 기업은 새해부터 오는 2034년까지 6만평 규모에 단계적으로 제조공장을 구축한다.
공단 조성은 2017년 필리핀 농기계연구소의 협력 요청으로 시작됐다. 2023년 한국농기계조합이 필리핀 대통령에게 공단 설립을 제안했고, 지난해에는 관세·지방세 면제와 기반시설 지원을 담은 MOU가 체결되며 사업이 속도를 냈다.
동남아 농기계 수출은 전체의 4.3%로 비중은 작지만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산 농기계 수출은 2023년 3700만달러에서 올해 5200만달러로 성장했다. 특히 필리핀은 동남아 지역 가운데 수출 비중이 60%로 가장 크고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시장이다. 업계는 이번 공단을 교두보로 삼아 북미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동남아로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 미국 관세부과와 물류비 상승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올해 10월까지 농기계 수출은 11억17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김정욱 실장은 축사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양국 모두의 농업과 농기계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필리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진출 기업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 정부 관계자들과 별도 면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공단을 조성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