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단독 회동을 갖고 경기전망, 환율, 물가 등 최근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고환율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통화당국과의 소통을 국무총리가 직접 한 점이 주목된다. 한은 총재와의 통화 정책 조율은 그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맡아왔다.
9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총재와 비공개 면담을 갖고 시장안정을 위한 정책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경제회복 불씨를 안착시키고, 이를 민생안정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먹거리 물가부담 완화 △지역경제 활성화 △인공지능(AI)대전환·초혁신경제 등 성장잠재력 확충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환율, 물가 안정 등 시장안정을 위해 한은과 정부와의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당면한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호조와 내수 개선 등으로 회복 흐름을 타고 있었다. 분기별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0.2%로 소폭 주춤했으나, 2분기 +0.7%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에는 +1.3%까지 확대됐다. 한은 소비심리지수도 4월 94에서 7월 111, 11월 112로 기준선(100)을 웃돌며 민간 심리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출도 통관 기준으로 6월 +4.3%, 7월 +5.7%, 9월 +12.6%, 11월 +8.4%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불확실성과 고환율 흐름이 겹치면서 물가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해 수입 원가 압력이 커지고, 소비자물가도 2%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며 목표 수준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 조짐과 리스크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정책 당국 간 시장안정 공조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는 “한은이 단기적 경제안정뿐만 아니라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구조개혁 연구를 지속하고 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