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계엄 1주기를 앞둔 세종 관가가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발족으로 술렁이고 있다. 공직사회는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점검 작업에 익숙하지만 이번 TF는 '헌법적 가치'를 내세우며 매서운 검증 과정을 예고했다.
조사 대상은 49개 중앙행정기관이며 이중 12개는 집중 점검 기관으로 분류됐다. 부처별 대응은 각양각색이다.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용히 업무를 시작한 곳도 있다. 집중 점검 기관이 아닌 부처는 한발 물러서 상황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TF는 설치 계획을 밝힌 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미 휴대폰 제출 요구 논란, 익명성을 이용한 비방 투서 가능성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공직사회의 민심 이탈을 고려해 정책감사 폐지, 공무원 처우 개선과 포상 확대 등의 당근도 내밀었지만 반응은 냉소적이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TF 설치를 대대적으로 언론에 홍보한 이유가 뭐겠나. 어떻게든 성과를 가져오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과장급 공무원도 “집중 점검 기관을 선정한 것부터 '너희들은 문제가 없을 리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TF가 성과를 내기 위해 부처를 압박할수록 공직사회는 대응 논리 만들기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는 태도가 만연해질 우려도 커진다.
결국 TF가 외치는 '헌법 존중'의 가장 큰 시험대는 TF 자신이 될 것이다. 조사 범위와 판단 기준, 제보에 대한 검증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절차의 정당성과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았는지를 검증받게 될 것이다.
1년 전 계엄은 공직사회에도 큰 충격이었고, 헌정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해낸 공무원들이 있다. 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TF가 남기는 성과는 숫자가 아니라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이길 바란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