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우리 돈 3조원의 행운을 거머쥔 남성이 산불로 소실된 고향 마을에 '부동산 큰손'이 되어 돌아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22년 11월 복권 파워볼에 당첨된 에드윈 카스트로(33)의 사연을 소개했다.
카스트로는 올해 1월 발생한 초대형 화재 '이튼·팰리세이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주 알타데나 출신이다. 마을 인근 산기슭에서 발생한 산불은 팰리세이즈 산불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산불과 겹쳐져 최소 31명의 사망자와 건물 1만6000여채 소실의 피해를 낳았다.
알타데나 역시 건물 9000여채가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스페인식 복고풍 주택이 자아내던 이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도 크게 훼손됐다. 화재 후 9개월이 지났지만 잔해와 재만 치워졌을 뿐 재건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파워볼 잭팟으로 억만장자가 된 카스트로가 마을 택지 매입에 나섰다. 그는 알타데나에서 1000만 달러(약 143억원)를 들여 주택 부지 15곳을 매입했고, LA카운티에서 소실된 부동산을 사들이는 큰손 중 하나가 됐다.
카스트로는 지난 2022년 11월 알타디나의 한 주유소에서 산 파워볼 복권으로 갑부가 됐다. 당시 1등이 여러 회차 동안 나오지 않아 당첨금은 20억4000만달러(약 2조9200억원)까지 올랐고, 그는 현금으로 일시 수령을 선택해 7억6800만달러(1조1000억원)를 받았다.
알타데나는 화재 발생 전 약 4만 2000명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재건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마을 주민 일부는 재건으로 인해 복층 주택과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소도시의 정취를 잃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마을의 정취를 보존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그는 단독 주택으로 주택을 건설하고, 임대업자가 아닌 마을에 정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주택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향후 결혼해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집도 지을 계획이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윌리웡카 풍으로 재밌는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다만 카스트로는 자신의 재건 활동이 자선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윤이 엄청날 필요는 없지만, 이 집을 나눠주기 위해 짓는 것이 아니다. 시장 가격에 팔 단독주택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자신의 재건 프로젝트가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축 개발 분야의 초보라는 점도 있지만, 향후 다른 인프라가 갖춰진 뒤에 주택을 판매하면 지역 전체의 가치가 높아져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투자 전략이다.
일부 주민들은 카스트로를 '이익을 취하려는 또 다른 부동산업자'라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지만, 대다수는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마을의 정취를 간직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