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PG사 정산자금 60% 외부관리해야…금융규제 체제 편입되는 전자금융

내년부터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는 정산자금의 60% 이상을 신탁이나 지급보증보험 등을 통해 외부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안팎으로 전자금융업자에 대해서도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번 가이드라인 도입을 시작으로 PG업계에도 기존 금융권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 체제가 속속 도입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10일 PG사가 보관하는 정산자금 60% 이상을 신탁, 지급보증보험 등을 통해 외부 관리하도록 하는 'PG사 정산자금 외부관리 가이드라인'을 행정지도 방식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PG사 전산 개발과 신탁·지급보증보험 계약 체결 등 연말까지 이행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외부관리금액은 국·공채 등 안전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가이드라인 시행 안팎으로 신규 외부관리 수요가 생기는 금액만도 약 6조원 상당에 이를 전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G업계의 총 잔액 규모는 9조9000억원이다. PG잔액은 PG사가 정산주기에 따라 가맹점 등에 정산 예정인 금액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관련 제도가 입법되기 이전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우선 도입된다. PG업계 정산자금 잔액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리 체계 도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전자금융법 개정안은 정산자금 외부관리 외에도 다양한 규제 근거가 담겨 있다. 부수적으로 대가를 수수해 정산을 대행하는 사업자는 PG업종에서 제외해 정의를 보다 명확히 했다. 또 자본금 요건 강화, 대주주 결격 사유, 경영지도기준 미준수시 시정 조치 요구 근거 등을 다양하게 담았다.

PG업계를 대상으로 한 수수료 부과 체계 역시 제도화 검토 대상이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자금융법 개정안은 PG사도 신용카드사와 마찬가지로 가맹점수수료율 규제를 적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PG사 역시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적격비용을 별도 산정하도록 하고, 영세가맹점에 대해서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에서도 PG업계는 물론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데 일정 수준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등 기존 금융권 간담회를 순차로 개최한데 이어 오는 11일에는 소상공인연합회장과 함께 네이버, 카카오, 토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5개 빅테크 기업과 만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만남에서 이 원장이 소비자 보호와 상생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 규제 체계 내에서의 관리·감독을 강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 시장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빅테크의 금융 영역이 점차 커지면서 기존 금융권에 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삼성, 한화, 현대차 등과 마찬가지로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규제 체계에 편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혁신을 위해 마냥 규제를 풀어주기에는 기존 빅테크는 물론 전자금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법·제도와 충돌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디지털 금융 시대에 적합한 규제 체제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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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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